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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창가에서]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

요즘 유행하는 말 중 웬만하면 젊은이들 앞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 있습니다.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말들입니다.

 

미화된 신화

 

기성세대는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여 곱씹으며 위안 삼을 수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귀한 경험을 전수하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도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 상황에 붙들려 꼼짝없이 귀를 열어야 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리액션과 웃음에 흥이 오르더라도 자제해야 합니다. 너무 고무돼 ’나 때‘시리즈를 남발하면 곤란합니다.

 

소싯적 한자리했다는 사람일수록 '나 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력의 상좌에 앉기까지의 지난한 수고와 고단한 여정을 후배들이 알아주기를 원해서일까요. 아니면 성취에 이르는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기 위한 진심의 발로일까요?

 

안타깝게도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상은 유례없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용담을 늘어놓는 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혹여나 아집과 독선에 사로잡혀 ’선 넘는‘ 참견에 다다르는 순간, 노하우 전수는 고사하고 고립무원의 처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뛰어난 성취와 산전수전 화려한 경험을 성공의 공식인 양 후배들에게 강요하면 곤란합니다.

 

저도 ‘나 때’ 시리즈를 들을 때가 더러 있는데요. 그럴 때는 좀 걸러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솔깃한 이야기일수록 미화된 신화가 많거니와 양념과 거품을 살짝 걷어내고 들어야 담백한 진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듣건 비판적 사고 없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게다가 세월이 지날수록 기억은 팩트와 다르게 변질되기 쉽습니다. 우리의 인지능력과 기억력은 생각보다 오차가 커서 미화되고 왜곡될 수 있습니다. 오래 묵은 기억일수록 온갖 상상력과 기억의 단편이 버무려져 재구성된, 믿을 수 없는 왜곡 덩어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신의 기억력, 믿을 수 있는가

 

위와 같은 상황은 교사들이 아이들을 대할 때도 나타납니다. 과거의 나는 공부를 나름 열심히 했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들었던 것 같은데 아이들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이죠. 그러나 잘못된 기억에서 비롯된 오해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상황에서 어른들은 실제와 다른 기억에 의존해 아이들을 나무랍니다.

 

왜곡된 기억으로 만들어진 과거의 나는 대개 멋지게 포장돼있기 마련입니다. 거의 완벽에 가깝게 윤색된 과거의 나와, 현재의 아이들을 비교하는 것은 반칙입니다. 애초에 기준이 높기에 아이들이 한없이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죠.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나의 잣대로 아이들을 재단하는 것은 피차 괴로운 일입니다. 다시 한번 기억하세요.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