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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법률상식] 교사가 알아야 할 정보공개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고 함)은 1996년 12월 31일 제정되어 1998년 1월 1일 시행되었다. 정보공개법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정보의 공개의무 및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정보공개법은 청주시 의회가 제정한 ‘청주시 행정정보공개조례’에서 비롯되었다. 시의회가 1991년 11월 25일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청주시장에게 송부하자 청주시장은 재의를 요구하였다. 시의회는 그해 12월 26일 조례안을 재의결하였고, 청주시장은 1992년 1월 8일 조례안이 법률의 위임이 없어 위법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제소하였다. 대법원은 1992년 6월 23일 소를 기각하였다(대법원 92추17 판결). 이후 대통령 선거공약사항으로 정보공개 제도가 추진되었고, 마침내 1996년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었다.

 

정보공개 제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참여와 투명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의미한다. 정보공개 제도는 국민주권의 실질적 보장, 국민의 알권리 보장, 공직의 부정부패 및 비리방지 효과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국가기밀이나 개인정보에 대한 침해 가능성, 행정의 부담 과중, 정보 불평등의 초래와 같은 문제점도 존재한다. 이하에서 학교와 관련된 정보공개 제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학교법인도 정보공개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2조 제1호는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는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립학교를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으로 보는 것에 대하여 대법원은 사립대학교에 대한 국비 지원이 한정적·일시적·국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2조 제1호가 정보공개의무를 지는 공공기관의 하나로 사립대학교를 들고 있는 것이 모법인 정보공개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사립대학교가 국비의 지원을 받는 범위 내에서만 공공기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4두2783 판결). 또 사립대학교가 가지는 대학의 자율성 등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법률상 근거 없이 기본권을 제한함으로써 위헌 또는 위법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1두5049 판결). 그리고 하급심 판결은 학교법인은 정보공개법 시행령 제2조 제4호에서 정한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에 해당하므로 정보공개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다(대전지법 2006구합3324 판결).

 

2. 정보공개의 대상인 ‘정보’란?

정보공개의 대상인 정보는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 또는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문서 및 전자매체를 비롯한 모든 형태의 매체 등에 기록된 사항”을 의미한다(정보공개법 제2조 제1호). 이때 문서란 반드시 ‘결재권자가 해당 문서에 서명의 방식으로 결재함으로써 성립한 문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법제처 12-0188, 2012.04.20.), 공무원이 민원처리 경위를 시간순서에 따라 일지 형식으로 작성하여 컴퓨터에 저장해 두었다가, 그 경위를 문의한 상급청 담당 공무원에게 이메일로 송부한 자료도 정보공개법의 정보에 해당한다(대구지법 2010구합3833 판결).

따라서 결재문서가 아닌 내부자료(상담 일지, 민원 처리 일지, 민원 상담할 때 녹취한 녹음파일, CCTV 영상 등)도 정보공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3. 정보공개 처리 절차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10일 이내에 대상기관(학교)은 공개여부(공개, 부분공개, 비공개)를 결정하여 통지하여야 한다. 청구인은 부분공개 또는 비공개 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 또는 행정심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정보공개법 제12조는 정보공개 여부 등을 심의하기 위하여 정보공개심의회를 두도록 하고 있으나 학교는 정보공개심의회 필수 설치 기관이 아니므로 학교장이 판단할 수 있다.

 

교육청이나 대학교는 정보공개포털(www.open.go.kr)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할 수 있으나, 초·중·고등학교는 정보공개포털에서 청구기관으로 지정이 되지 않아, 직접 찾아가거나 우편, 팩스 등의 방법으로 청구할 수 있다. 정보공개포털(www.open.go.kr)에서 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을 청구기관으로 지정하여 청구하면, 교육청(교육지원청)이 해당 학교로 정보공개청구서를 이송한다. 정보공개 청구서 서식은 정보공개법 시행규칙 별표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행정실에 비치해두고 학부모나 민원인이 정보공개를 요구하면 행정실에서 접수하도록 안내하여야 한다.

 

4. 비공개 정보

정보는 공개가 원칙이고, 정보공개의 예외로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호의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두8827 판결). 정보공개법의 비공개 사유는 다음과 같다.

 

 

가. 공무원 개인정보

공문서 등에 기록된 기관장명,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과 지위, 회계관직 공무원의 성명 등은 제6호의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고, 당해 공무원이 공공기관을 대신하여 행위를 한 것에 불과하므로 공공기관에 대한 정보의 일부로 간주된다. 다만, 근무성적, 학력, 소득, 연가·병가 사유 등은 개인에 관한 정보에 해당하므로 비공개 대상 정보이다.

 

나. 상담일지

담임교사, 상담교사(상담사)가 학생과 상담하면서 기록한 상담 일지는 제3자가 청구하면 제6호를 사유로 비공개할 수 있으나, 해당 학생 또는 보호자가 청구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비공개할 수 없다. 상담 일지는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필요 또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의 기초자료로 삼기 위해 작성하는 것으로 제5호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제5호를 근거로 비공개할 수 있다.

 

다. 각종 위원회 회의록

학교에는 법률에 근거를 둔 위원회(학교운영위원회, 학교교권보호위원회)와 법률이 아닌 내부규정(행정규칙 또는 학칙)에 근거를 둔 위원회(생활교육위원회,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성고충심의위원회, 교원인사위원회) 등이 있다. 학교운영위원회나 (종전)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규정이 있으나 다른 위원회는 회의록 공개에 관한 규정이 없어서 공개 여부는 학교가 판단하여야 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록은 2011년 법률 개정으로 공개하고 있으나, 2010년 대법원은 비공개 대상 정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0두2913 판결). 당시 대법원은 학교폭력예방법이 자치위원회 회의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회의록도 제1호 ‘다른 법률 또는 법률이 위임한 명령에 의하여 비밀 또는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에 해당하고, 자치위원회에서의 자유롭고 활발한 심의·의결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위원회가 종료된 후라도 심의·의결 과정에서 위원들이 한 발언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5호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개별 위원회 회의록 공개 여부는 위원회의 목적, 운영규정, 독립성 등을 고려하여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이 위원회의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받는지를 면밀히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라. CCTV 영상

CCTV 영상은 청구인 외 타인의 얼굴 등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를 제외하고 공개할 수 있다. 대법원은 CCTV에 녹화된 영상을 모자이크 처리한 후 영상압축기술에 의하여 새로운 동영상을 만들어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을 분리하여 공개하는 것이 새로운 정보의 생산 또는 가공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만 ‘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2두25729 판결). 따라서 학교가 CCTV 영상에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것은 새로운 정보의 생산 또는 가공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만 공개가 가능하며, 이때 모자이크 처리 비용은 청구인이 부담하여야 한다. CCTV 영상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우므로 다른 학생 측의 동의를 받고 열람만 시켜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5. 보복성 정보공개 청구에 따른 비공개 결정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고 원하는 결론을 얻지 못하면 관련 없는 불필요한 자료(학교교육계획서, 학교장 출장 내역,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학교운영규정, 예산 사용 내역, 운영계획서 등)를 무더기로 정보공개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보공개 제도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하여 공개가 원칙이며, 정보와 관계가 없는 일반 국민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공개 청구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대법원은 “실제로는 해당 정보를 취득 또는 활용할 의사가 전혀 없이 정보공개제도를 이용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 하거나, 오로지 담당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것처럼 권리의 남용이 명백한 경우에는 정보공개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옳다”라고 판시하여 정보공개청구의 남용을 인정하기도 하였다(대법원 2014두9349 판결).

 

 

하지만 이 사안의 원고는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에 있으면서 수백 회에 걸쳐 여러 국가기관을 상대로 다양한 내용의 정보공개청구를 반복하여 왔고, 정보공개거부처분에 대하여 전국의 각 법원에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수감 중 정보공개청구소송의 변론에 출석하기 위하여 약 90회 이상 전국 법원에 출정하였는데, 그에 따른 수백만원의 출정비용을 납부하지 아니하고 있으며, 원고는 교도소 직원과의 면담에서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승소하여 소송비용 확정절차를 거쳐 변호사보수를 지급받으면, 이를 변호사와 자신이 배분하기로 하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보공개 제도는 담당자의 업무에 부담을 주고, 학교를 괴롭히는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기도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견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정보공개 청구에 대하여 학교는 보통 소극적, 방어적으로 비공개로 결정하는 관행이 있는데, 이는 학교가 정보를 은폐하고 감춘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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