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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살아 있는 학교를 위한 기본조건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는 학교가 감염병 확산의 진원지가 되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이 같은 노력과 희생 덕에 학교는 그 구조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한으로 억제했다. 
 

그러나 지속되는 파행적 학사 운영으로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본질적 학습 활동은 크게 훼손됐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격차가 발생해 소외계층의 학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까지 받았다. 
 

교육당국은 다급한 나머지 확진자가 매일 천명을 훌쩍 뛰어넘는 4차 대유행의 기로에서 전면등교 방침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방역의 기본 원칙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정책은 외면하는 실정이다.
 

교육계의 간절함 외면한 정치

 

교총은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낮추되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학급당 학생 수 상한을 20명으로 낮춰달라는 요구를 줄기차게 해왔다. 작년 초부터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한 정책 방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교원 수급 기준을 학급당 학생 수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2020 한국교총-교육부 단체교섭 제1호 과제로도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원을 증원한다"를 채택했다. 교총은 국가교육회의 의제 상정을 요청하고 11대 교육현안 과제로도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를 제안했다. 또 12만 교원의 청원 참여를 달성하고, 이를 청와대와 국회, 교육부에 전달했다.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는 코로나19로 불안에 떠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를 안심시키고 학교라는 공간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그러나 국민의 대의기관이라는 국회는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인다. 대통령 공약인 고교학점제를 떠받치는 법안과 16개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많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통과시켰으면서, 전 교육계가 간절히 바라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관련 법안은 ‘학급당 적정 학생 수’라는 유명무실한 표현으로 변질시켰다. 
 

행정편의적 학교 이용 멈춰야

 

정부의 모습도 다를 바 없다. 온갖 사회복지정책을 학교에 떠넘기며 학교가 교육기관인지 사회복지센터인지 헷갈릴 정도로 편의적인 이용을 반복하고 있다. 중등교원 6명 중 1명이 비정규직 기간제교원이라는 참담한 지표에도 아랑곳없이 무자격 기간제교사 제도까지 도입하려는 교육당국, 오직 경제적 논리만을 앞세워 교원증원은 단 1명도 힘들다는 완고한 태도를 보이는 행안부와 기재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오직 세종시교육청만이 내년도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을 위해 기간제교원을 추가 투입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비록 초등 저학년에 한정했지만, 정부와 정치권에서 복지부동한 자세를 견지하자 교육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를 낸 것이다.
 

학교는 동네 주민센터가 아니다. 학교를 행정편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즉각 멈추고, 학생과 교사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학교에서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본질적 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이라는 기본적인 여건 마련을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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