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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외국어고 '열풍' 가라앉나

설립목적과 달리 입시학원화 돼 진학경쟁 과열양상을 초래하며 사교육비 증가의 한 원인이 됐던 특수목적고 열풍이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오는 8일까지로 예정된 서울지역 특목고 일반전형 입학원서 모집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1∼2일 실시된 특별전형 원서모집에서 특목고 열풍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 교육청 등에 따르면 656명을 선발하는 서울지역 6개 외고 특별전형에 3천18명이 지원, 지난해 6.07대 1보다 떨어진 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 입시정보업체가 2일 주최한 특목고 입시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 수도 지난 8월 입시설명회 때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사그라지는 열풍'을 실감케 했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이 특별전형 뿐만 아니라 일반전형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대책 '한판승' = 대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특목고의 `약발'이 떨어진 것은 지난달 발표된 교육인적자원부의 새 대입제도 개선안과 특목고 입학전형 개선책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목고는 당초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일류대 진학을 위한 입시기관으로 변질되면서 초.중학교 때부터 과열 진학경쟁을 초래하는 계기를 제공해 온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서울지역 외고 졸업생들 중 어문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비율은 지난 2002학년도 32%에서 2004학년도 28%로 4%포인트 떨어진 데 비해, 인문.사회계 진학률은 40%에서 42%, 이공계는 7%에서 9%, 의학계는 2%에서 4%로 각각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면서 교육부는 특목고의 경우 설치학과 이외의 별도과정 개설을 금지하고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전문교과 운영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또 새 대입제도 개선안을 확정, 동일계 특별전형을 도입해 특목고 출신 학생들이 다른 계열로 진학할 경우 형평성 차원에서 일반계 고교와 같은 대우를 받도록 했다.

즉, 학교 수업의 대부분이 전문교과에 치중돼 수능 과목을 제대로 배울 수 없는데다 `석차 9등급제'가 실시되면 특목고 9등급도 일반계고 9등급과 같은 대우를 받아야 되는 셈.

따라서 내신 상대평가 실시로 외고 출신은 대학입시에서 일반계고 출신에 비해 크게 불리해질 수밖에 없어졌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학고는 다소 늘어 = 외고에 비해 과학고는 특별전형 원서모집에서 지난해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경쟁률을 보였다.

외고와 같은 기간 실시된 서울지역 2개 과학고 특별전형 원서모집 결과, 서울과학고는 지난해 1.14대 1보다 높은 1.39대 1, 한성과학고는 작년 1.05대 1보다 큰 폭 상승한 3.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성과학고의 경우 학교장 추천전형이 내신 2%에서 3%로 확대되면서 지원자 수가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공계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비율이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2개 과학고의 이공계 진학률은 지난 2002학년도 81%에서 2004학년도 78%로 3%포인트 떨어지기는 했지만 인문.사회계나 의학계 진학자 비율은 아직까지 20%를 밑돌고 있다.

전국적으로 볼 때도 이공계 대학 진학률이 2002학년도 74.4%에서 2004년 72.5%로, 1.9%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남은 것은 대학 태도 =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은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생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8일 새 대입제도 개선안이 확정됐을 때 대학들이 내신 변별력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학생선발의 어려움을 토로했던 것도 이러한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주요 사립대가 성적이 우수한 특목고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점수 부풀리기가 석차백분율보다 심한 평어(수우미양가)를 활용하며 내신 비중을 최소화했던 지금까지의 사례도 있다.

따라서 일반계고가 신뢰할 수 없는 성적을 대학측에 제공하거나 대학들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원점수만을 활용하면서 내신 비중을 낮춘다면 특목고 열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고질병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또 동일계 전형이 아닌 특정교과 우수자 및 학교장 추천자 등 다른 유형의 특별전형을 통해 특목고생 끌어모으기에 나설 경우 모처럼 가라앉은 특목고 열풍이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대책이 특목고 열풍을 가라앉히는 '소방수' 역할을 했지만 여진히 대학측 태도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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