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증이 느껴지면 판서 분량을 줄이거나 글씨를 너무 힘주어 쓰지 말아야 한다. 판서를 하면서 고개를 돌려 강의하는 것도 삼가자.
밤새 어깨 통증으로 인하여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고등학교 윤모 교사(34). 옷을 입으려고 팔을 뻗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와이셔츠를 입으려고 무심결에 팔을 뒤로 꺾다가 팔이 떨어져나가는 듯한 통증을 겪은 것이다. 비명을 듣고 달려온 부인의 강권에 결국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보니, 전형적인 '오십견' 증상이었다. 당사자는 '30대에 무슨 오십견이냐'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십견(五十肩)은 특별히 다친 곳도 없는데, 어깨가 심하게 결리고, 그 통증이 팔까지 연결되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오십견이란 이름도 5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지만, 최근 윤 교사처럼 젊은 나이에도 흔히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노화지만 2,30대 젊은 층의
스트레스, 운동량 부족, 올바르지 못한 자세도 오십견을 유발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어깨를 움직이는데 큰 불편은 없지만 약한 통증이 느껴진다. 그러다가 팔을 들어 머리 빗기가 힘들거나 블라우스 뒷단추를 끼우기가 힘들어지는 등 불편함을 겪게 된다. 이를 계속 방치해두면 밤에 잘 때 통증이 더 심해져 아픈 쪽으로는 돌아눕지 못하는 수면장애까지 겪게 된다.
이런 어깨 결림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올바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주로 어깨 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교사들은 통증이 느껴지면 판서 분량을 줄이거나 칠판 글씨를 너무 힘주어 쓰지 말아야 한다. 또 판서를 하면서 동시에 고개를 돌려 강의를 하는 것도 삼가자. 목과 어깨, 팔의 근육이
긴장해서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가정 내에서 잠을 잘 때에도 자세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옆으로 누워서 자는 습관은 통증이 있는 어깨를 압박해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어깨뼈가 비뚤어지게 만드는 원인이 되니 조심해야 한다. 통증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진통제에 의지하기보다는 온찜질, 온수샤워로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도우면 통증이 줄어든다. 주먹을 쥐었다가 활짝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좋다.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면 국소진통제나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거나 어깨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치료로도 어깨를 잘 움직이지 못하고 통증이 여전하다면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은 후 원인에 따라 관절경하 유착박리술, 견봉성형술, 회전근개 봉합술 등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깨가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어깨 근육이 더 굳어져서 치료가 어려워진다. 평소 간단한 운동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약한 통증을 없애는 것은 물론 오십견을 예방할 수 있다. 허리를 굽혀 팔을 늘어뜨리는 동작, 손에 모래주머니나 아령을 들고 팔을 흔들어 주는 동작, 수건의 양끝을 쥐고 등을 미는 듯한 동작 등은 어깨관절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또 두 팔을 앞으로 뻗고 손뼉을 치거나, 팔을 양쪽으로 편 뒤 새의 날갯짓 같은 동작을 하는 것도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병을 예방하는 방법에도 왕도가 없다. 하루에 몇 분간이라도 뻣뻣한 몸을 풀어주고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으로도 오십견 같은 퇴행성 질환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문의=032-820-9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