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자질을 문제삼으며 4일까지 집단 등교거부를 했던 전북 부안군 변산서중 신입생들이 5일부터 '조건부' 등교에 들어가기로 했다.
등교거부 3일째인 4일 단 한 명의 신입생도 등교시키지 않은 가운데 변산서중 1∼3학년 학부모 70여명은 학교 강당에서 '학부모 총회'를 열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5일부터 '조건부' 등교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총회에서 학부모들은 이 달 말까지 조 모(49)교사의 퇴진, 조 교사의 담당 과목인 도덕 수업 거부 등을 조건으로 내세워 앞으로 엄청난 파장을 예고했다. 이들은 조 교사가 기한 내에 떠나지 않을 경우, 다음달부터는 1∼3학년 전체가 등교거부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비대위측 학부모들은 조 교사가 교사로서 자질이 부족하고 일부 비위사실까지 있다고 주장하며 퇴진을 거듭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의견을 토대로 학부모들이 적어낸 조 교사의 행적에 자질을 의심케 하는 내용과 일부 비위사실까지 확인됐다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었다"며 "그 종이들은 학운위원장이 갖고 있고 조만간 고발하겠다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학부모 총회에서는 조 교사의 원전센터 찬성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없었으며 계속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자질, 비위 문제만을 부각시켰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의 결정이 극단적으로 흐르자 학교측도 크게 당황한 표정이다.
학교측은 "조 교사는 18년간 근무하면서 단 한번도 징계나 주의조차 받지 않을 만큼 성실했다. 학부모들의 요구가 너무 강해 열흘을 고민하다 부득이 담임을 교체했다"며 "남은 기간동안 학부모들을 설득해 교권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조 교사는 "내가 원전센터 유치에 찬성했다는 것이 숨겨진 이유가 아니냐"며 억울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는 "진짜로 내가 자질이 부족하고 비위가 있다면 그 사실을 공개하고 정당한 절차에 의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관련 진상조사단을 파견한 교총은 "개인적인 의견 표명을 이유삼아 학부모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퇴출을 요구하고 명확한 근거 제시나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채 자질과 비위를 운운하며 교권을 마음대로 유린하는 행위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학생들을 볼모로 한 집단행위에 밀려 학교가 담임직을 박탈하는 등의 교권 침해가 선례로 남는다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모든 대응을 강구하기로 했다.
변산서중 학부모들은 지난 2일부터 '조 교사가 지난해 원전센터 유치에 적극 찬성하는 등 중립적 가치관을 가져야 할 교사의 신분을 망각하는 등 자질이 부족하다'며 자녀들의 등교를 막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