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교육청은 5일 교육청 대강당에서 '사교육비 경감 세부추진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여론 수렴에 나섰다. 여타 시도가 교육부의 사교육 대책을 그대로 발표해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대전식 사교육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열린 토론장이니만큼 참석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이관묵 중등교육과 장학관이 교육부의 사교육 대책을 설명한 후 이어진 토론에서 교사, 학부모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임영재 유성고 교사는 하루 3시간 정도의 보충수업을 제안했다. 그는 "주당 9시간은 수능 공통과목을 보충하고 나머지 5, 6시간에는 학원 단과반처럼 수준별 보충수업을 실시해 학생이 교사와 과목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며 "교과 내용에 따라 3, 4개월마다 수강과목을 바꾸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학습에 대해서는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로 밤 9시에서 11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저녁 급식, 교실 조명, 냉난방 시설, 적절한 감독교사 등의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며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의 경우 교사들의 무조건적인 희생보다는 반드시 경제적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명 동신고 교감은 EBS 활용과 관련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학습방법"이라고 말한 뒤 "방과후 학교에서 교육방송을 시청한다면 자신이 희망하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방송프로그램을 미리 알려주고 다채널 방송시스템을 갖춰 2, 3개 교실에서 각기 다른 과목의 방송을 동시에 방영하고
학습하는 방법이 좋다"며 "방송되는 교과를 담당하는 교사가 방송청취를 감독하고 방송이 끝난 후 질문과 답변시간을 갖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은 "수준별 보충수업에 외부강사를 활용할 경우 학생들을 학교 안으로 빠르게 끌어들일 수도 있지만 자칫 학교와 교사의 위치가 위협받고 정규 수업마저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보다는 기존에 조직돼 있는 교과별 운영협의회나 지역별 장학협의회를 활성화 해 과목별, 학교별 수업모델과 교수 방법 등에 대한 교사간 의견 공유를 통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는 데 있어 미성숙한 학생들의 기준에 맞춘 평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보다는 새로운 교육 정책을 수행하는 교사가 스스로 자신의 평가척도를 만들고 학생들과 접촉하며 자율적으로 평가하도록 구조화하는 쪽으로 개선하자"고 말했다.
윤선경 대덕고 운영위원은 "수준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을 같은 교재, 같은 교실에서 가르치는 시스템으로는 사교육을 막을 수 없다"며 "가능한 모든 수업을 상중하 그룹으로 나눠 보충 또는 심화학습을 시키도록 해야 한다"며 "이 경우 그룹 이동은 한 학기마다 재조정하는 게 학생에게 자극이 되며, 가장 유능하고 경험 많은 교사가 하위 그룹을 지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인숙 중등교육과장은 "공청회 의견을 토대로 오는 12일 대전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