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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정작 왕따는 학교였는데…"

네티즌-언론 학교에만 손가락질
교육계 "윤 교장 명예회복 나서야"


'교장선생님의 명예를 꼭 회복시켜 주세요.'

집단괴롭힘으로 보이는 동영상 사건에 시달리다 유명을 달리한 고 윤용웅 교장의 장례식이 26일 오전 9시 학교 교정에서 거행됐다.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창원 파티마병원에서 발인해 운구차량이 학교 운동장에 들어서면서 시작된 영결식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육 관계자 1500여명이 참석했다.

조사와 헌화가 이어지면서 참석자들은 모든 책임을 홀로 안고 간 윤 교장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전국의 네티즌과 학부모, 언론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매도된 윤 교장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피해 가해 학생들은 졸업식 날 함께 사진을 찍고 제작된 동영상을 함께 본 후 피시방에 갈 정도로 친했다. 분명 졸업 전날 일어난 학생들 간의 장난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네티즌과 언론, 학부모들은 학교는 은폐와 사건무마에만 열을 올렸다는 식으로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 동료 교장은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가 진행중인 데도 언론과 네티즌들은 이미 충격적인 왕따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단정짓고 학교는 그 사실을 왜곡하는 범죄집단으로 몰아붙였다"며 "윤 교장은 그 일로 일주일간 잠도 못 자고 안 피던 담배까지 필 만큼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윤 교장의 한 유족은 "그 분을 안다면 사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했을 거라 생각지 못한다. 고인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피해·가해학생 모두에게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피해학생의 신원이 알려졌고 최근에는 가해학생 안티사이트까지 생겨 이들의 사진과 신원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피해학생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이제 어떻게 학교생활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고, 한 가해학생 부모는 "우리 아이도 피해자"라며 참담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교총은 "학교의 책임이 무겁지만 모든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정부는 윤 교장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을 조사해 명예를 회복시키고 향후 집단따돌림 등 어떠한 폭력도 학교에서 재발되지 않도록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교장은 지난 62년 초등 교사로 교육계에 투신한 뒤 42년간 교육외길을 걸어오다 '왕따동영상' 파문과 관련 괴로워하다 지난달 22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교육계에 큰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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