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동안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공교육 부실이, 교육개혁이, 교육계의 제 문제가 마치 교장, 교감이 교사평가를 잘못하여 생긴 것처럼 교사들은 교사들대로, 학부모들은 학부모들대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새로 부임하신 안 교육부총리께서 이 문제를 해결하신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게 아니고, 또 고맙기까지 하다. 사실 그랬어야 했다. 교장, 교감 둘이서 아무리 정확하게, 또 공정하게 잘 한다해도 교사들 입장에서 보면 객관성이나 공정성 측면에서 의문의 여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꼭 염두에 둬야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교사 평가에 있어 평가를 누가 하느냐가가 아니라 무엇을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즉 평가 항목이 문제라는 것이다. 교감 시절, 교원 성과급 문제로 문제가 생겼을 때였다. 교장과 교감이 평가하는 것보다 어차피 교사들에게 돌아갈 돈이니 교사 상호간에 수평적 평가를 시도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결과는 실패였다.
평가 항목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또 객관성 있게 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부, 또는 교육청 권장 항목을 제시했더니 이 모두가 부적절하여 결국은 학연, 지연, 또는 동학년 등의 이유가 좌우했고, 또 이해득실에 입각한 평가결과가 나왔던 기억이 난다. 뿐만 아니라 평소 유감
있는 사람은 그때 보복성 평가를 한 흔적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면 무엇을 항목으로 정해서 평가해야 할까. 수업기술, 교사의 열정, 업무처리 능력, 아니면 기본예절? 이 모두가 보는 이에 따라서 다를 수 있는 항목들이다. 그렇다면 뭘까. 무슨 항목이 객관성 있는 항목일까. 수업시간 수, 대외수상횟수, 근무상황부? 이것 또한 교사 개개인의 조건이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무의미한 항목이 아닌가.
처음부터 교사 누구에게나 똑같이 업무가 주어진 게 아니고, 또 원하는 대로 맡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찌 한가지 잣대로 평가한다고 들이댈 수 있는가. 그래서 그 누구도 선뜻 공정이라거나 객관성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다. 교사 상호평가나 학부모평가 등 다방면에서 여럿이 평가하면 크게 잘하는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공정하다거나 정확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분명히 말하지만 교사평가는 평가를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항목을 평가하느냐가 더더욱 중요하다. 모든 평가가 다 그러하듯 결국 평가자의 자질과 양심의 문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