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교에 이어 중·고교 교단도 여성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16개 시도교육청이 발표한 2004학년도 중등 신규 임용고사 1차 시험 결과, 합격자의 80% 이상이 여성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일 27개 과목에 대한 1차 시험 합격자 568명을 확정·발표한 결과 전체 합격자의 88.2%에 이르는 501명이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남자는 67명으로 11.8%에 불과했다.
2003학년도에도 중등교사 최종합격자 422명 중 여자가 373명으로 88.4%에 달했다. 전북교육청도 1차 시험 합격자 145명 중 73%에 이르는 106명이 여성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17개 교과에서 최종 106명을 선발하는 이번 시험에서 1차 응시자 1130명 중 약 80%가 여성이기도 했다.
과목별로는 1차에서 24명(최종 18명)을 뽑은 국어과목에 남성은 단 1명에 그쳤고 영어과목도 합격자 16명중 남성은 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국어, 수학, 영어 등 3개 과목에서 35명을 선발했는데 최종합격자의 74.2%인 26명이 여성이었다.
대전도 2일 20개 과목에 걸쳐 310명의 1차 합격자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중 남자는 54명(17%)에 그친 반면 여자가 256명(83%)으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반면 남자의 경우는 체육·기술 등 일부 과목에만 집중된 상태로 주지교과인 국·영·수의 경우 여성이 거의 90%에 육박하는 상태다.
인천교육청 중등교육과 담당자는 "작년에도 최종합격자 중 82퍼센트가 여자였고 올해도 1차 합격자 중 남녀비율이 약 2대 8 정도로 보이는 데 타 시도도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중등의 여성화 속도가 이미 초등을 앞질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등교단의 여성화는 이미 수 년 전부터 가파른 상승세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군 가산점이 폐지된 다음해인 2001년부터는 중등 여성합격자 비율이 초등 여성합격자 비율을 앞질렀다. 2001년 이후 초등 여성합격자 비율은 75% 이하로 떨어진 반면 중등 여성 합격자 비율은 80%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중등교원의 여성 비율은 매년 2%씩 증가해 2002년 현재 46.3%를 기록하고 있다. 10년 후면 70%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중등교단의 여성화는 무엇보다 여학생들의 교직선호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교·사대 재학생의 70%가 여학생이니 만큼 여성합격자가
80%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 황영준 사무관은 "정년보장에 근무여건이 여학생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게 사실이어서 우수한 여학생들 사이로 남학생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4년 전 헌법재판소가 공무원 채용시험의 군필자 가산점을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가산점 폐지 후 서울시교육청 등은 남학생 응시연령을 40살에서 43살로 높였지만 사실 서울 같은 도시 지역에서 그 연령에 합격할 확률은 없어 효과는 제로였다는 게 일선의 반응이다.
서울교육청 교원정책과 담당자는 "남학생에게 주어지던 3점의 가산점이 없어져 여학생들과 동등한 경쟁을 치르게 되면서 합격률 증감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수한 남학생들이 교직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