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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영국 학교성적표 공개놓고 논란

학교별 졸업시험 평점 등 구체적 제시
정부 재정지원과 직결돼 학교들 민감
교육계 "산출 기준 부적합 폐지해야"


지난 4일 영국의 주요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된 잉글랜드 전체 공립 초등학교 1만 4644 개교의 학교성적표(School Performance League Table)가 교육 관계자들 사이에 새로운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교육기술성은 학교별로 11세(SAT), 16세(GCSE), 18세(A level)의 전국 통일 평가 시험 결과를 분석해 학교별로 학생들이 졸업시험에 얼마나 합격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학교성적표 공개는 1992년에 중등학교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됐으며 1996년에는 초등학교까지 확대됐다. 이러한 학교성적표를 산출, 공개하는 정부의 취지는 평준화를 폐지하고 학부모에게 학교 선택권을 줌과 동시에 객관적으로 학교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학교성적표에는 최종학년의 영어, 수학, 과학, 필수과목의 평점, 등급별 합격자 수, 150개의 교육청 산하별 지역학교 평균, 전국 평균 등의 수치를 보여준다. 따라서 학부모는 자녀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교육청 관내에서, 그리고 전국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으며, 그리고 우수하거나
부진한 학과목이 뭔지 한 눈에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공개자료에 학교가 민감한 이유는 학교재정 수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초등학생 한 명 당 평균 정부지원은 년간 약 450만원이다. 그리고 영국의 학교 재정 분배법에는 오직 학생에 관련된 변수(학생 수, 장애자 수, 빈곤층 자녀 수 등)만이 있을 뿐 한국처럼 대지평수, 교실
수 같은 변수가 없다. 따라서 학생 한 명이 빠져나가면 450만원이 빠져나가게 된다.

또한 전학하는 과정도 아주 단순하며 전입하는 학교에 제출해야 되는 서류 중에 전출학교로부터 받아야 되는 서류는 아무 것도 없다. 그리고 약 10 %의 재학생이 전출할 경우 학교로서는 재정수입이 줄어 거의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게 되고 '폐교-실직'은 수 년 이내의 시간문제로 남게 된다.

이 때문에 학교성적표를 둘러싸고 지난 수 년 동안 일차자료 수집의 신빙성, 통계 수치의 함정, 산출 기준의 부적합성, 학교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 등의 이유로 학교와 학계에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학교성적 공표 제도의 폐지가 주장되었다. 그러한 비판들 중에 대체적으로 이견이 없고 대중의 공감을 얻은 것이 '결과만으로서 학교를 평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주로 취약지구에 속해 있는 학교들로부터 제기된 것으로서 '입학하는 시점에서 잘하는 아이들만 모아서 가르치는 학교와 저학력 아이들을 모아서 가르치는 학교가 있는데 이러한 학교들의 성취도를 전국통일평가시험이라는 졸업시점의 결과만으로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입학시점의 수준에서 계산을 해서 부가된 학력(Value added)이 얼마인가를 보여 주어야 한다' 라는 논지였다.

교육기술성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 들여 7세 아동 전국공통평가시험의 결과를 4 년 전부터 수집하고 올해에는 11세 전국공통평가시험의 결과와 비교하여 그 기준을 졸업시험의 결과가 아닌 학교성취도(Value added)로 바꿔 학교순위를 나열시켰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졸업시험서열에서 하위를 차지하는 학교들이 성취도평가 서열에서도 하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한 예를 들면 런던 시내 취약지구로 알려진 핵커니(Heckney) 지구의 학교들은 올해에도 역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러한 증거는 교사노조에서 '성취도 평가를 하면 취약지구 학교들이 이뤄내는 것이 더 많다' 라고 주장하는 것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이번의 산출 결과를 놓고 전국교사노조위원장인 도우 맥카보이(Doug McAvoy)씨는 "교육표준청의 감사에서 잘했다고 평가받은 학교들도 이번 성취도 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지금 같은 학교성취도표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 이면에 깔려 있는 요소들, 즉, 빈곤 같은 변수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학생의 성취도 부진의 이유가 빈곤이라는 것이다. 영국 전교조의 이러한 주장은 정부와의 해묵은 논쟁으로서 '가난과 학습부진' 사이의 상관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수없이 보고되는 취약지구 학교들의 성공사례를 들어 전교조의 그러한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한 한 예를 들어보면 런던 동쪽 취약지구로 알려진 보우(Bow) 지역의 웰링톤 초등학교의 경우, 19개의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이민자녀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교로서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폐교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하지만 4년 전 이 학교 운영위원회는 새로운 교장을 맞아들였고, 이 학교는 올해 전국 중상위권 학교로 진입했다. 마가렛 라이버레리(Margaret Libreri) 교장은 "이 학교에 와서 역점을 두었던 것은 학생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평가를 하고 그기에 맞은 교과과정을 개발하도록 힘썼다.

그리고 학교를 개방하고 학부모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학부모들을 초빙하여 부모들이 집에서 아이들의 학습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그러한 학부모 교실도 열었다' 라고 그 성공사례의 비결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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