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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학교상 1등의 비결은?

인문계와 실업계가 통합된 한 학교(게잠트슐레)가 올해의 독일학교상 1등으로 뽑혔다. 이 학교는 학업능력이 다른 학생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협동학습을 하는 등 인문, 실업조기교육의 조기 분리로 '교육기회 불균등이 심화된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독일에서 모범적인 모델로 꼽히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독일학교상을 수상할 학교가 선정됐다. 로베르트 보쉬재단,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ARD), 유력주간지 슈테른(Stern)은 2006년부터 해마다 특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모범이 되는 학교들을 뽑아 10만 유로(약 1억 5000만 원) 상당의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는 독일 니더작센 주에 자리한 소도시 괴팅엔의 게오르크-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 게잠트슐레(Gesamtschule)가 2011년 독일학교상 1등상을 받았다. 게잠트슐레는 실업계와 인문계를 분리하지 않은 종합학교를 말한다. 이곳은 고소득 · 고학력 계층 학부형들이 자녀를 진학시키기를 꺼려하는 곳이다.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김나지움과 직업학교인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로 대표되는 독일의 전통적인 학제에서 인문계 학교인 김나지움이 누리는 명성은 아직 굳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독일학교상을 수상한 이 학교는 8학년이 될 때까지 학생들에게 성적을 매기지 않는다. 또 10학년까지 학생들을 학업능력에 따라 갈라놓지 않는다. 보통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아이들을 인문, 실업계로 나누는 독일학교들의 관행을 생각한다면 혁신적이다.
이 학교는 이미 1975년 설립 당시부터 지식만을 전달하는 학원 같은 장소이기를 거부했다. 현재 전교생이 1500명인 이 학교는 1979년부터 ‘소그룹 모델’을 만들었다. 30명 인원의 학급은 6명씩 짝지어 큰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는다. 이 책상에는 친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것이 아니다. 남학생, 여학생 세 명씩 학업능력이 다른 학생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놓았다. 이들은 서로 협력하며 학습한다. 이때 학업능력이 취약한 학생이 우수 학생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이 학습 체계가 이 학교 교육 방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책상그룹’으로 불리는 이 소그룹은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 일 년에 네 차례 정도 각 학생 집에서 모임을 갖는다. 이를 통해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서로 잘 알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교사와 학부모 앞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발표하면 교사와 학부모는 이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들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이같은 공부법의 결실은 학력향상이라는 부분에서도 돋보이지만 특히 학습그룹 안의 협력적이고, 우호적인 분위기로 또 다른 교육효과를 얻고 있다. 공동학습을 통해 타인과 함께 일을 해내는 사회적 능력을 배우는 것이다.
괴팅엔 대학 신경생물학 기초연구팀의 팀장인 게랄트 휘터는 바로 여기에 이 학교 성공의 비밀이 있다고 지적한다. 학생들이 그룹 학습을 통해 올바른 태도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휘터는 서로 도우며 배우는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꼽고 있다.
게다가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독일 대학입학자격시험인 아비투어시험에서 니더작센 주의 최고 성적 학생이 배출됐다. 또 독일 전체 학교별 아비투어 성적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인문계 학교가 아닌 게잠트슐레라는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결과다.
특히 인문, 실업 조기 분리로 교육기회 불균등이 심화된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독일에선 이런 모범적인 종합학교의 모델이 절실하다. 보수적 성향의 현 정권도 최근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주로 가는 하우프트슐레를 폐지하고 인문계학교와 실업계학교의 통합형태인 게잠트슐레를 늘리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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