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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문제 행동, 도대체 왜?"

생활지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늘 교실에는 교사를 힘들게 하고 당황하게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왜 그런 문제 행동들을 하는 것일까? 이번 호에서는 아이들의 문제 행동 원인들에 대해 알아보자.

교사들끼리 모인 자리는 어떤 주제로 시작하든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이들이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아~.”
“우리 옆 반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예전에 한 반에 50~60명이 있을 때도 지금처럼은 안 힘들었다고.”
도대체 무엇이 아이들을 이상하게 만들고 교사들을 힘들게 하는 걸까? 우리가 이상하다고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이상한 것일까?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문제 행동의 원인을 생각해보며 지난 1년간 나를 힘들게 한 아이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자. 대체 그 아이는 왜 그랬을까?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원인들, 가정과 사회
교사들이 아이들의 문제 행동의 원인으로 가장 흔히 꼽는 것이 ‘가정’이다. 아이들의 인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부부 간의 불화나 경제적인 원인으로 가정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그로 인해 정서적인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정서적인 문제가 아이들에게 투영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사회의 변화도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과거의 수직적 관계 문화가 수평적 관계 문화로 바뀌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는 더 이상 선생님을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되는 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의 대상이 아닌 불신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교사로서 가지는 고유한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제멋대로 선을 넘어 갈등이 생긴다.

경쟁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도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이다. 우리 아이들이 방과 후에 학원을 전전해 놀이터가 텅텅 비게 된 이유는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 걱정되고 부모가 직장에 있는 동안 봐줄 사람이 없기에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오면 간식 먹고 학원 순례를 하기에 바쁘다. 아이들은 놀면서 사람을 배우고 에너지를 발산하며 크는 게 정상인데 그러지를 못하니 학교에 와서도 친구들과 싸우기 일쑤이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여기저기 망아지처럼 뛰어다니기 바쁘다.

이러한 와중에 현재 학교는 점점 교육기관에서 보육기관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육자’로 자신의 역할을 생각하고 있는데 가정과 사회는 교사가 보모 역할까지 해주기 바라니 이 간극을 극복하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앞서 언급한 가정과 사회의 원인들은 우리 교사들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바라보며 이러한 쪽에서만 원인을 찾는 것은 문제 행동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커다란 한계를 갖게 된다. 그럼문제 행동의 또 다른 원인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도덕성이 결여된 자기 욕구의 표현
윌리엄 글래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다섯 가지 기본 욕구를 제시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표> 새교육 참조) 글래서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행동은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인데, 행동을 통해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면 인간은 행복감을 느끼며 욕구가 좌절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하는 문제 행동들 중에는 의외로 이 기본 욕구에 해당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자신의 힘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아이를 따돌리고, 선생님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사랑의 욕구) 이상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욕구에 따른 행동은 당연하다. 문제는 그 안에 도덕성이 결여되어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이럴 때는 아이들의 욕구를 억누르기보다는 먼저 인정해주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행동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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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컴퓨터 게임을 밤 늦게까지 하느라 잠을 못 자서 학교에 와서 자는 똘똘이
어제 컴퓨터 게임을 밤 늦게까지 해서 잠을 못 잤구나. 수업을 듣자니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겁지?(먼저 욕구 인정) 그런데 네가 그렇게 자고 있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하는데 방해가 돼. 자꾸 눈이 너한테로 가거든.(다음에 도덕성 건드리기) 기지개 한 번 켜고 다시 한 번 수업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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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상의 자연스러운 현상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 눈빛이 변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다. 가슴이 나오고 털이 갑자기 자라는 등 자신의 몸이 변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데 눈빛이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선생님에게 인정받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었던 아동기를 지나 또래에게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한 사춘기가 되었기에 아이들은 친구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선생님께 반항하는 것도 서슴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사춘기라는 이유만으로 교사에게 잘못된 방법으로 반항하는 것을 용인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교사가 아이들의 신체적, 심리적 발달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어떤 문제들은 좀 더 너그럽고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다.

우리는 궁합이 안 맞아
주변의 나와 사이가 소원한 사람은 대부분 나쁜 사람이기보다는 안 맞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타고나는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맞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혼하는 부부들의 이혼 사유 부동의 1위가 성격차이인 것을 보면 기질이 맞지 않는 것이 얼마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교사와 아이들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질대로 지도하게 된다. 이때 어떤 아이들은 교사와 궁합이 잘 맞아 한 해가 즐거운 반면 어떤 아이들은 궁합이 맞지 않아 한 해가 고달프다. 지난해에는 선생님이랑 잘 지냈는데 올해는 잘 못 지낸다는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 자신의 문제 행동이 원인이 될 때도 있지만 교사와 궁합이 맞지 않아서인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성격유형론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여러 면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데 유익하다. 요즘 다양한 학급경영 및 상담 관련 교사 연수에서 아이들의 성격유형에 대해 다루고 있으니 방학 중 이러한 연수를 듣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혹시 내 욕심 때문에?
필자가 초임 교사일 때의 일이다. 학습지를 준비해 교무실에서 열심히 복사하고 있는데 교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학습지가 아이들의 학습에 유용한 경우도 있지만 너무 많으면 아이들에게 짐이 돼. 젊은 교사일수록 자기 욕심 때문에 아이들을 스트레스 받게 하는 경우가 많거든.” 매 수업마다 왠지 학습지가 있어야 제대로 가르치는 것 같았던 그 시절, 필자에게 교감 선생님의 지나가듯 하신 말씀은 소중한 약이 되었다.

대다수의 교사들은 자신이 맡은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그래서 교사의 기대와 아이들의 현실 사이에 생기는 괴리를 극복하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이것이 아이들과 잘 맞아떨어지면 아이들은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나 안타깝게도 교사의 열정이 모든 아이들에게 통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생활면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들 중에는 과거로부터 쭉 그 문제를 안고 온 아이들이 많다. 약 10여 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선생님의 말 한 마디로 문제를 고치기는 쉽지 않다. 아이가 금방 변하기를 바라는 건 교사의 욕심이다.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관심을 쏟아야 가능할까 말까 한 일인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뜻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교사로서 자신이 무능하다고 자괴감에 빠지거나 퇴근 후에도 한숨을 쉬며 고민하는 것이 지속된다면 한 걸음 물러서는 여유가 필요하다. 더불어 자신의 말 한마디에 아이가 달라졌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이니 맘껏 기뻐해도 된다. 사실 교사가 즐겁게 아이들 앞에 설 수 있는 이유는 이런 기적들이 있어서니까 말이다.

일관성 없는 생활지도
지난해에 있었던 일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면 하교하는 저학년 아이들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축구를 금지시켰다. 그런데 며칠 뒤 아이들이 볼멘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저기 3반 애들 밖에 나와서 축구해요. 우리는 안 되는데 왜 쟤네들은 저거 해도 되요?”
아이들의 항의에 뭐라 할 말이 없어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생활지도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학급에 대한 생활지도는 담임교사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비교적 일관성이 있게 이루어진다. 저학년에서는 자신의 학급 안에서만 일관성 있게 생활지도를 해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고학년은 다르다.

고학년에서는 학년 전체적으로 통일성 있게 생활지도를 해야 효과가 크다. 고학년에서의 생활 문제는 학급 내뿐만 아니라 여러 학급의 아이들이 얽혀서 더 크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사들 간에 교육관과 아이들을 보는 눈이 달라서 한 학년이 보조를 맞추어 생활지도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고학년 생활지도에 대한 짐이 반 이상 줄어들 것이다.

병리적인 문제
아이들이 가진 생활 문제 중에서는 병리적인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같은 경우 교사의 노력으로 개선이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약물에 의지해야 개선이 가능한 영역도 있다. 교사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아이의 문제 행동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병리적 차원으로 진행되었다면 교사의 노력으로는 개선이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럴 때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교사의 부담도 덜고 아이에게도 더 큰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아이들이 보이는 문제 행동들의 원인을 전반적으로 짚어 보았다. 모든 문제가 반드시 원인을 알아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인을 알면 아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그것이 아이의 문제에 교사가 합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에 원인을 알아보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다.

아이 각자가 저마다 다른 역사를 갖고 있기에 교사의 문제 행동에 대한 대처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다. 아이들 각자에게 맞는 대처 방법을 찾는데 지금까지 살펴본 원인들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다음 호에서는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보일 때 교사들이 현명하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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