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유산에 대해 우리는 부정적 선입감을 갖고있다. 일방적으로 우리 것이 최고라고 과장하는 것도, 얼토당치 않은 비난과 혹평으로 매도하는 것도 결국 우리 것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세계 유명 관광지에서 한글 안내 책자를 접하거나 관광 업소 종업원들이 한국인만 보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면서 물건들을 사라고 따라 다니는 것을 경험한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유산과 외국의 유산을 비교할 기회가 많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유산들이 외국 유산에 비해 상당히 과장되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한국은 1000년 전에 지어진 건물도 변변하게 남아 있는 것이 없지만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4500년 전,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은 2000년이 넘었고 로마의 고대 유적 모두가 한국에서 삼국이 세워지기 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이르면 자연히 목청을 높인다. 우리의 문화 유산과 외국의 유산들을 객관적으로 비교해 볼 때 한국 것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자랑했던 것이 창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빠짐없이 우리 조상들을 욕한다. 그 동안 변변한 유산하나 없이 항상 강대국에 침략 당했으며 일제 시대에는 합병이라는 수모도 당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줏대도 없고 과학적인 사고력도 없으며 선조가 물려 준 유산을 제대로 돌보지도 못했다고 비평한다. 그러나 모든 일을 칼로 무 자르듯 단정할 수 없듯 외국 것과 우리 것을 일 대 일의 잣대로만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것이 외국 것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것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없이 외국 것에 대한 정보가 많이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자랑할 만한 유산이 많다. 그러나 우리 유산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도 무주견적인 평가를 해 왔기 때문에 우리 것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것은 일방적으로 우리 것이 최고라고 과장하는 반면에 어떤 것은 얼토당치 않은 비난과 혹평으로 매도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어느 쪽이나 우리 것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우리들의 기술과 정신이 들어 있는 우리의 유산을 다시 한번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교적 합리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객관성을 갖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잣대를 현대 과학적인 면에서 본다면 필연적으로 그것이 만들어 질 당시의 상황을 도외시하게되는 단점이 생기게 된다. 우리들의 유산을 현대 과학적인 면에서 바라보되 그것이 만들어졌던 바로 그 당시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