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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가가 참여하는 공동 교과서 프로젝트

2006년 최초로 프랑스와 공동 교과서가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후 독일은 폴란드 등 다른 국가와도 교과서 공동 편찬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교과서 공동 편찬 작업의 숨은 공신은 바로 독일 북부 소도시 브라운슈바이크에 자리한 국제 교과서 연구를 위한 게오르크 에커르트 연구소이다. 이 연구소는 공동편찬 작업을 통해 독일이 이웃 국가들과 화해하게 함으로써 유네스코 평화상까지 받았다.

2006년 최초로 독일 - 프랑스 양국이 공동으로 한 편찬한 교과서 <1945년 이후 유럽과 세계>는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각각 독일 프랑스 학자 10명이 공동 작업을 했었다. 이는 교환학생으로 양국을 오가던 두 학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역사를 타자의 눈으로 보며 양국 국민들 사이의 편견을 줄여보자는 취지였다. 이들은 독일-프랑스 청소년 의회에 정식으로 공동 교과서 제작을 제안해 지난 2003년 1월 양국 우호 조약인 엘리제 조약 체결 40주년 기념행사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와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그 길을 열어줬다. 두 나라가 공동 역사교과서를 갖는다는 것은 그 유례가 없었던 만큼 편찬 과정이 험난했다. 특히 공통된 역사 교과서가 없는 독일의 16개 주와 프랑스 교육부의 요구를 함께 담아야 했다.
한편 양국 교과서 공동 편찬 작업이 독일과 폴란드 사이에도 이뤄지고 있다. 역사 과목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지리, 경제 교과서까지 아우른다. 이러한 교과서 공동 편찬 작업의 숨은 공신은 바로 독일 북부 소도시 브라운슈바이크에 자리한 국제 교과서 연구를 위한 게오르크 에커르트 연구소다. 사회민주주의자였던 게오르크 에커르트는 역사학 교수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교과서들을 체계적으로 비교하고 고쳐나가는 작업을 시작했다. 독일 국민들이 역사교과서로 나치화되었다는 믿음에서였다. 그는 이웃국가인 폴란드, 프랑스와 화해를 하려면 교과서에 들어 있는 이들 국가에 대한 왜곡된 상을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결국 독일과 이웃 국가 간의 화해로 이끌었다. 이로써 이 연구소는 유네스코 평화상과 폴란드와 독일 외무부 평화상을 받았다.
게오르크 에커르트 연구소는 최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공동 교과서편찬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이러한 양국 교과서프로젝트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정치적으로 까다로운 문제가 담긴 교과서는 책을 낼 출판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를 편찬한 클레트 출판사의 편집인 비욘 오퍼클링어는 “정치적으로 까다로운 주제는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런 책을 편찬하면 항의 전화가 올까 봐 두렵다”며 양국 공동 교과서 편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년간 게오르크 에커르트 국제 교과서 연구소에 몸담고 있는 로버르트 마이어 연구원은 다양한 경험을 했다. 공동 교과서에 들어갈 내용을 위해 수많은 국가의 대표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 것.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교과서로 다른 나라들이 특정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교과서 공동편찬은 민감한 사안이므로 항상 주의 깊게 임해야 한다. 현재 독일 폴란드 공동 역사교과서 콘셉트를 연구하고 있는 토마스 슈트로벨은 독일과 폴란드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위원회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가 쓴 교과서 내용을 이 위원회가 함께 읽고 심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논의는 동시통역으로 이뤄지고 모든 참여자가 동의한 교과서 내용만이 편찬된다.
슈트로벨 연구원은 “이러한 과정이 물론 쉽지 않고 언어적으로도 매우 번거롭긴 하다. 하지만 이웃국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이들의 역사적 경험을 서술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장점들이 이러한 수고를 잊게 한다”고 말한다.
교과서 편찬에 드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이번 독일 폴란드 공동 역사교과서 콘셉트는 2009년 말에 완성됐지만 편집에서 편찬까지는 2011년에야 끝난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게오르크 에커르트 연구소는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이 연구소는 다국가 참여 공동 교과서 편찬이 갈등 지역의 의사소통의 도구가 되고, 이웃국가를 더 가까워지게 한다는 취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연구소는 또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구상하고 있는데 유럽의 갈등 지역인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공동 역사 교과서 편찬 계획이다. 이미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지역 공동 교과서로 이스라엘 지역 화해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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