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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섬기기 운동’ 펼치는 강남초 김철규 교장

김철규 교장은 1975년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이후 방송통신대학교에서 행정학을, 한국교원대에서 교육행정을 전공했다. 서울 강남, 강서, 중부, 본청교육청 장학사, 서울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를 지냈으며 서울 신원초 교감을 거쳐 지난해부터 강남초 교장을 맡고 있다. 리더십과 마인드의 중요성을 깨닫고 2004년 ‘서울초·중등리더십계발연구회’를 창립해 회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 2월 서울시교육감 인정도서인 <어린이 리더십> 6권과 등을 펴냈다.

“스승을 존경해야 공교육이 살아납니다”



5월은 교사들이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달이지만 교사들에게는 골치 아픈 달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승의 은혜를 기리고자 제정됐다는 이 날 전후로는 어김없이 ‘촌지’ 문제로 교육계며 온 나라가 떠들썩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존경받는 스승’보다도 ‘촌지 받은 교사’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화려하게 장식하곤 한다. 우리 교육이 왜 이렇게 됐을까. 하지만 교사들이 이런 세태를 탓하며 한숨을 쉬고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사람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선생님 섬기기’를 학교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 강남초 김철규 교장이 바로 그 주인공. 김 교장을 만나 요즘의 스승 존경 풍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해 강남초에 부임하신 이후로 ‘선생님 섬기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계십니다. 왜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개교 60주년을 맞은 강남초에 부임하면서 학교 발전을 위한 새 목표를 미래의 리더를 기르는 ‘초일류 강남초 만들기’로 정하고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기본이 바로 선 교육’을 하자는 것입니다. 학부모와 학생이 선생님을 믿고 존경하는 ‘기본’이 갖춰져야 교육이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가 달라지려면 무엇보다 선생님과 학생이 만나는 곳, 즉 교실이 달라져야 합니다. 교사가 그 변화의 리더여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학교는 99.9%가 선생님의 영향력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성교육은 교사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선생님 섬기기 운동’은 이렇게 중요한 우리 교사의 어깨에 힘을 실어 주자는 것입니다.”

-교권이 추락하고 있다는 요즘, 교사라면 누구나 가장 바라는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동안 교사의 열정을 가로막는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까. ‘철밥통’이라 불리기도 하고, 일부 교사들의 일이 전체 교사의 잘못으로 비춰져서 교육에 열정적인 교사들의 사기까지 꺾어 놓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교사가 움직이지 않고는 교육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세태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에게 선생님을 우리 사회에서 미성숙하고 나쁜 사람으로 바라봐서 좋을 게 뭐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교사는 비난, 비평의 대상이 아니라 섬김의 대상이라는 것, 마음속에 선생님을 따르고 섬기는 마음이 있을 때 학생들의 배움도 절정에 이른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것, 그것은 돈이 들지도 큰 희생을 요구하지도 않는 일입니다. 누구나 마음만 보태면 교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운동을 언제부터 계획하셨습니까?
“1998년 IMF 시절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로 근무할 때부터입니다. 그때 정년단축이 되면서 함께 교육을 펼치던 일선의 교사들이 교육현장을 떠나게 됐을 때 극심한 충격을 경험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정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고, 일부는 외면해버렸습니다. 교육이 이렇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공교육 정상화에 내 모든 노력을 다하자고 결심했죠. 특히 공교육 정상화의 키, ‘교사 존경 운동’을 펼쳐야겠다는 로드맵을 세우게 됐습니다.”

-‘선생님 섬기기 운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해와 올해 3월 학부모, 어린이, 동창회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생님 섬기기 선포식’을 가졌습니다. 120명의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선생님 섬기기 학부모회’도 조직되어 있고, 동창생들과 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선생님 섬기기 운동 상도동 본부’도 추진중입니다.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이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스승은 있기 때문에 좋은 취지를 설명하면 공감하고 함께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에서 교사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하는 등 벌써 학교에서 변화가 느껴지고 있습니다. 상도동에서 펼쳐진 운동이 동작구로 서울로 전국으로 퍼져 나가길 기대합니다. 선생님 섬기기 운동이 활성화된다면 공교육 정상화도 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추진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또 운동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십니까?
“혼자 스승 존경 운동을 주장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학부모의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죠. 지난해에 처음 운동을 전개하면서 학부모에 대한 설득과정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올해에는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교육공동체, 학부모,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홍보할 예정입니다. 미흡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운동을 펼쳐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생님에 대해 믿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와 선생님이 하는 일들에 대해서 학부모들이 전폭적으로 믿고 지지해주기 시작했죠. 아주 의미 있는 변화라 생각합니다.”

-더 존경받는 스승이 되려면 선생님들도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입니다. 교사들에게 항상 ‘평생 공부하는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존경과 믿음을 받으려면 교사 스스로 열심히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합니다. 본교에서는 ‘선생님 세상 알기 연수’를 실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선생님들의 잠재성을 끓어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구조적으로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교사의 산 경험이 어떤 것보다도 수업에서 값지다는 것을 교육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이런 교사들의 지적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자발적 세상 알기 연수입니다. 세상 보는 눈이 트이도록 스스로 공부하는 선생님이 되자는 것이죠. 배우면 배울수록 가르치고 싶은 열정이 살아나게 마련입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다른 무엇보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무엇보다 ‘바탕 공부’가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성교육입니다. 초등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해 탐구해서 자아 존중감을 기르고, 남과의 차이를 알아가며, 또 그 사이에서 관계를 배우면서 꿈을 키워 실천하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학생들의 잠재력도 깨어나는 것이죠. 아이들의 정체성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김영삼 전 대통령,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사회 저명인사들을 여러 번 강남초의 특별 강연에 모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일류 학교를 만드는 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 동창 그리고 지역주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앞장서서 이들을 공부할 수 있게 교육의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미래의 리더를 기르려면 본받고 싶은 인물이 있어야 하고, 이런 분들의 말 한마디가 천 마디의 공부하라는 말보다도 확실히 교육 효과가 더 높습니다. 강연을 통해 아이들과 교사 모두 목표와 꿈, 비전을 확실히 그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교직생활을 해오시면서 남다른 교육철학이 있다면.
“아이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선생님이 되자는 것입니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닙니다. 적어도 교육전문가라면 아이의 잠재력을 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마다 잠재력이 발현되는 시기와 계기는 다 다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교사의 위치입니다. 교사들에게 ‘교육의 베스트셀러를 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서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게 하는 것, 저는 이것이 바로 교육의 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교육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교육이 발전하면 국력이 신장되고, 아이들 걱정이 없으면 가정이 편해집니다. 갈수록 돈이 강조되고 있지만 그보다 마음을 보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요즘입니다. 지금 우리 교육에는 교육공동체가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교, 선생님, 학부모, 지역사회가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 말입니다. 또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이 되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성교육은 학교 교육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학부모 연수를 실시해서 어떻게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합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16개 시·도 교육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교육 사랑방’이라 이름 붙여봤는데 정보화 시대인만큼 교육자라면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또 ‘영원한 교사 프로젝트’도 구상 중입니다. 순수하게 교육을 사랑하는 은퇴한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교육 봉사 프로그램입니다. 교육에 대한 궁금증이라면 무엇이든 상담을 해주는 것이죠. 또 은퇴한 후에도 선생님 섬기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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