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강남북 교육격차, 사립 기간제 교원 증가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렸다.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은 11개 지역교육청 별 선도 고교를 선정해 서울대, 연고대 진학률을 조사한 결과, 강남북간 최고 10배의 격차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권 의원은 "강서 관내 모 고교의 3개 대학 진학률이 1.25퍼센트에 그친 반면 강동 관내 모 고교는 12.09퍼센트에 달했으며, 서울대 진학률도 강남 관내 모 고교는 2.43퍼센트인 반면 강서 관내 모 고교는 0.21퍼센트에 불과했다"면서 "사교육과 명문대 진학률이 정비례함을 입증한 결과"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2002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지역교육청의 관내 학교별 교육경비보조금 접수액은 동부교육청이 3개교 1450만원인데 비해 강남교육청은 148개교 74억 7158만원으로 무려 515배의 차이를 드러냈다"며 "단순히 교원수와 학생수를 기준으로 경상성 경비를 지원할 게 아니라 강북에 대한 집중적인 예산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교육환경 격차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강북에서 이전해 온 강남 소재 명문고를 다시 강북으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지난해 강남에서 강북으로 전입학한 학생은 1107명인데 반해 강남 전입생은 4921명으로 3.1배나 많았고 올 상반기에도 강북 전입생은 522명에 그치고 강남 전입생은 2309명에 이른다"며 강남 집중 해소책을 촉구했다.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은평, 강서구에는 학급당 사오십명이 넘는 학교들이 있다"며 "인근에 소학교라도 지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인종 교육감은 "학교시설은 강북이 더 좋은 만큼 이제는 시 차원의 강북 주거환경 개선을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부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강북의 과밀학교 주변에 미니스쿨을 지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은 유 교육감이 지난해 12월 평양을 다녀와 VTR이 장착된 TV 1000대를 북에 지원하느라 학교를 대상으로 강제 모금한 일을 집중 추구했다. 이 의원은 "모금에 참여한 1071개교가 대부분 40만원을 냈는데 이는 교육청이 공문을 보내 억지로 모금을 하니까 일정액을
낸 게 아니냐"며 "이 모든 문제가 교육감의 독선 때문이라는 불평이 많다"고 질타했다. 이에 교육감은 "공문을 보낸 일은 없지만 지원 과정이 미숙해 물의를 일으켰다"며 "성금 반환을 요구하면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사립고 비정규 교사가 지난해보다 2.5%나 증가한 데 주목했다. 이 의원은 "교육감은 지난해 국감에서 사립 비정규 교사 비율을 공립 수준인 4.5퍼센트로 줄이겠다고 말했다가 가이드라인을 정해 제재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며 "그러나 1년이 지난 오늘까지 교육감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제재를 가한 적이 없고 오히려 사립 기간제 교사나 강사 수는 더 늘어났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올 사립 비정규직은 총 2469명으로 총 정원대비 16퍼센트를 차지해 공립의 비정규직 비율 4퍼센트보다 4배나 높고 지난해보다도 2.5퍼센트 늘어난 것"이라며 "일정 비율 이상의 비정규직 채용을 금지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권철현 의원은 "서울 877개 사립유치원 중 영어지도 금지조치를 위반한 게 25.5퍼센트인 224개원에 달해 전국 평균 위반율의 2배인데 교육청은 감독도 안 하냐"며 "유아의 정상 발달을 위해 규칙을 준수하는 공립유치원은 오히려 영어 특별수업으로 학부모의 관심을 끄는 사립유치원으로 인해 고사위기에 처하고 공교육 불신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