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 정년 퇴임식을 마치고 아이들과의 첫 대면의 일본문화 수업이었다. 아이들은 정년 퇴임식에 참가한 경험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아이들의 진정한 소리를 듣고 싶어 몇 학생에게 발표를 시켰다. 다행히 잘 기억하여 이야기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학생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학생도 발견하였다. 이렇게 발표를 하도록 지도한 이유는 지금 우리 나라 교실이 교사 혼자만의 드라마로 진행되기에 이같은 현상을 극복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수업에는 한국교육신문사 김예람 기자가 사진기자와 함께 기사 취재하기 위해 본교를 방문하였다. 이에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였는데 아이들의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김바다 학생을 비롯한 많은 수의 1학년 학생들은 자신이 입학한지 1년도 채 안되어 교장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선생님과 학생들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면서 졸업식 때까지 함께 하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또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 지나 정년퇴임을 한다는 매우 섭섭하다는 것이었다. 그런가 하면 벌써 퇴임을 하게 되어 매우 허전하다는 마음도 표현하였다.
놀라운 것은 정말 거의 완벽하게 정리한 학생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번 퇴임식을 통하여 선생님의 교직 생활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으며, 3학년 학생회장 언니가 신발을 신고 복도를 다니다가 교장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반성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잘 기억한다고 하였다.
최정연 학생은 "많은 교직생활을 한 끝에 영예로운 정년퇴임을 하시게 되어 멋져 보였으며, 한편으로는 이후에 어떻게 지내실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정년퇴임식 날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는 생각으로 유동관에 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교장 선생님이란 말을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지만 일본문화 수업을 계속하신다고 해서 만나 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라고 표현하였다.
또한, 광양여중 학생들이 영상편지를 보내와 함께 볼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인상 깊었고, 선생님들의 노래도 정말 좋았으며, 교장 선생님께서 퇴임을 하여도 공부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상당수의 학생들이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교장이라는 존재는 학생들이 잘 알기 어려운 대상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직접적인 접촉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퇴임식 정리를 하면서 느낀 것은 학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사회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퇴임식을 거의 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이런 기회를 접할 기회도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