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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환경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교육

2014년 10월의 어느 날

환경부의 지원으로 본 협회와 같이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경기도 모 고등학교의 학생 2명이 그 학교의 교장 선생님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모든 학생이 어려워하는 교장 선생님께 학생들이 먼저 면담을 요청한 매우 이례적인 광경이었다.

두 명의 학생은 환경과 수업을 받는 학생들로, 교장 선생님을 찾아뵙고 보여드린 것은 지난 10개월간 학생들이 작성한 교내 전력 낭비사례 조사를 통한 전기절약의 경제적 효과 측정 보고서이었다.
그 보고서는 “날씨는 매우 더운데 에어컨은 조금씩 밖에 틀지 않으면서, 왜 체육 시간 등으로 빈 교실에서는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을까? 그 시간 만큼 다른 교실에 에어컨을 더 가동해주면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환경과 수업의 결과물 이었다.

학생들은 보고서 작성을 위해 7월부터 9월 초까지 교내에서 중앙제어식으로 가동된 전체 에어컨 가동 시간과, 그 시간 중에 이동 수업 등으로 인해 빈 교실에서 가동된 에어컨 가동 시간(총 245시간)을 조사하였으며, 조사된 가동시간을 학교 전기 요금으로 환산(약 400,000원/가정용 요금으로 환산시 약 2,600,000원) 하였다. 또한, 중앙제어시스템에서 각 학급별 수업 시간표를 입력하면, 빈 교실에서 가동되는 에어컨의 가동시간과 온도 등을 조정할 수 있다는 해결방안도 제시하였다.

학생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의 에너지 낭비사례를 스스로 조사하고 그 해결 방안까지 찾아보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문제와 에너지의 경제적 가치까지 배우고 느낄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환경교육 수업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학교에서 이런 환경수업을 실시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현재 교육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과정 개정(‘2015 개정 교육과정안’)에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정보’ 과목 필수화, 고교 진로선택과목 추가 등이 담기면서, 환경교육은 범교과 학습 주제에서 누락되어 각론의 교육내용으로 축소되게 된 것이다.

주요 선진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과 연계한 환경 산업과 자원순환 사업의 발전을 통한 국익 창출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은 매우 답답한 발상이며 전 세계적인 경제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할 수 있겠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 2015년 기준 97%, 수입된 에너지 소비량 263백만 toe(세계 7위) 인 에너지 빈국이며,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로 각종 국제 환경규제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청소년들에게 실시하는 환경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교육이라 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교육과정 개정에 다시 환경교과를 총론으로 포함시키고, 환경과 전공 교사를 다시 양성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2015년 9월

빈 교실에서 불필요하게 가동되는 에어컨 사용량을 조사한 학생들의 후배들이 학교에서 배출되는 종이컵을 모두 수거하고 있다. 한 한기 동안 얼마나 많은 종이컵이 수거되는지를 조사해 보고, 수거된 종이컵의 경제적 가치 등을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선진국은 우유팩과 종이컵 등을 따로 분류해서 일반 폐지보다 비싸게 판다고 배웠는데. 왜 우리나라는 일반 폐지와 같이 배출해서 같은 가격으로 팔아요?”라고 질문을 하는 학생들을 보며, 과연 이 학생들의 후배들은 내년에 이런 환경수업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2015. 9. 4
(사)한국환경교육협회
사무국장 남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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