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야, 우리는 모두 성공을 바란다. 그러나 성공하는 방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결과가 모두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현재 학생들은 요즘 무엇을 간구하는가?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있는가? 그걸 요청한 적이 있는가? 누구나 원하는 것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요청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학생들은 학교수업을 통하여 잘 알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많음에도 질문하지 않는다. 그저 속으로 바라고만 있을 가능성이 크다.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과 원하는 것을 요청하는 것은 다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요청하면 이뤄진다. 요청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성공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시켜주는 것이다. 내가 혼자서 한 성공은 작은 것이다. 큰 성공은 혼자 되는 것이 아니다.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한계를 알고 기꺼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은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겸손한 사람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요즘에는 기업도 요청을 하는 시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도 단독 기업의 연구만으론 목적을 이룰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것이 바로 수소차 선점 경쟁이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글로벌 하이브리드 시장을 장악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차세대 환경 차로 수소 연료전지차(이하 수소차)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수소차는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투싼ix를 출시하며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여서 앞으로 한ㆍ일 자동차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자동차는 2015년 3월 일본에서 세단형 수소차를 첫 출시하고 하반기부터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지난주 일본에서 첫 모델을 공개하며 수소차 판매 가격을 700만 엔(약 7,000만 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격은 현대차 첫 수소차인 투싼ix(1억 5,000만 원)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일본 정부가 수소차 보급을 위해 내년(2015년) 예산에 보조금 지급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소비자가 도요타 수소차를 실제 구매하는 가격은 500만 엔 정도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독자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데 비해 일본차 업체들은 미국이나 독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제휴해 수소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도요타는 독일 BMW그룹과 지난해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고 당초 예정보다 수소차 출시 시기를 1년 정도 앞당겨 이번에 신차를 내놓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이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지켜볼 일이다. 아쉽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인 현대의 약점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이제 발 빠른 기업들은 이처럼 다른 기업에게 다가가는 전략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공부하던 시절 산업디자인계의 거장 빅터 파파넥 교수의 특강을 들었다. 그는 강의가 끝난 뒤 교수들만 참석 가능한 리셉션에 몰래 들어가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파파넥 교수가 오자 본인을 당당히 소개했고 다음 두 가지를 요청했다. 그의 책을 한국말로 번역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과 1년 동안 자신의 지도교수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파파넥 교수는 그 자리에서 두 가지를 모두 흔쾌히 들어줬다. 김 대표는 그렇게 디자인계의 거성이 된다. 이게 바로 요청의 힘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요청하지 않는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기도 하다. 조금 더 배우고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일수록 이런 증세가 더 나타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람은 거절을 당하면서 성장한다. 계속 승승장구하고 한 번도 거절당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해리 포터의 이야기를 쓴 영국의 소설가 조앤 롤링은 2008년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실패를 통해 얻는 이익과 상상력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실패 없이는 진정한 자신이 누군지, 진짜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두 가지를 아는 것이 진정한 재능이고, 그 어떤 자격증보다 가치가 있습니다. 결국, 무엇이 실패인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스스로 실패가 무언지 규정하지 않으면 세상이 만들어 놓은 성공과 실패의 기준에 따라 좌지우지됩니다. 내가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실패자라고 규정하지 못합니다. 실패에는 나를 단련시키고 성장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요청할수록 내가 더 발전하는 이유입니다.” 라고.
요청하면 당연히 거절당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진정한 친구인지 알 수 있다. 그 자체가 학습이고 배움이다. 요청하지 않으면 거절당할 일도 없다. 당연히 배우는 것도 없다.
이번 6월에 전남 창의력 챔피언대회에 나간 김주희, 김연지, 안수연 학생 팀은 이 대회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이 대회는 무엇보다도 협동심과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 등의 항목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팀원들이 함께 해나가야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팀원 구성을 위하여 다른 학교 학생으로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지만 먼저 남녀 간의 차이를 알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라도 각각의 성향을 가지고 있고 성격도 모두 달라 생각하는 방법이나 표현하는 방법들이 다르다.
예를 들자면 남자들 같은 경우에는 만드는 것을 잘하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일이 미흡한 면이 있고, 여자들 같은 경우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것은 좋으나 자신의 의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고 설득보다는 마음이 먼저 앞서 서두르는 면이 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나은 팀워크를 형성시키기 위하여 서로의 성향을 아예 알지 못하는 아이들로 구성하였다는 것이다.
이 결과 예상했던 대로 그 어떤 때보다도 최상의 팀워크를 이루었기 때문에 금상을 수상하였다는 것이다. 학교도 다르며 성도 다른 남학생 후배들에게 자기들과 팀을 이뤄 문제를 해결하여 보자는 이러한 요청의 힘이 바로 인성이다. 아무리 실력이 흘러넘쳐도 같이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의 실력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지식을 잘 활용하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인성이다. 이 인성은 단순히 지식 공부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좋은 친구를 사귀고 자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에게 용기 있게 요청할 줄 아는 조직, 개인만이 경쟁이 심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