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교육계가 NEIS열풍에 휩싸여 있다. 대통령부터 현장 젊은 교사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백가쟁명의 양상이다.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한가지로 힘을 합쳐야 할 단체들이 각각 제 주장을 높이고 있다.
교육부의 수장은 시간을 다투면서 말을 바꾸며 허둥거리고 교육부 관료들은 수장의 발언에 정면으로 거부하며 나서고 있다. 교장들은 교장들대로, 교사들은 또 편을 갈라 서로 손가락질하며 비난하고 고함친다. 여기에 질세라 학부모들도 편을 나뉘어 찬반의 목소리를 높이고, 심지어 학생들까지 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이 이전투구의 장에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민주화 교육의 효과가 여실히 증명되고 있음인지도 모르겠다.
교총의 발표를 보면 현실적으로 우리 교육현장에 NEIS 사용이 최선이라고 하며 또한 맞는 말이다. 세계의 흐름은 전산화, 정보화를 외면할 수 없는 세상으로 우리를 몰고 간다. 교육계도 여기에 예외일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실제로 NEIS를 사용하며 살펴본 바로는 더 없이 편리하고 빠르다. 그런데도 많은 선생님들이 NEIS를 사용하는 것에 선뜻 동조하지 못함은 어찌된 일일까.
그러나 그런 마음에 짐 때문에 노조 선생님들처럼 아이들을 버리고 투쟁의 길로 나선다는 것도 마땅치 않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선생님은 아이들을 떠나서는 이미 선생이 아니고 더 더욱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아이들을 볼모로 삼는 것은 죄받을 일이다. 세상의 잘못을 시정하라는 요구 관철을 위해 아이들에게 자칫 왜곡된 인격을 안겨줄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한다든지 적개심을 심어주는 일은 극히 삼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일이 태연히 자행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그렇게 된 이면에는 정부의 책임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 모든 교육 정책이 너무 일방적이고 독선적이며 탁상공론이어서 생기는 일들이다.
SA에서 CS로, 또 NEIS로 바뀌는 정보화 과정을 보면 정말 현장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올 법도 하다. 항상 실천의 당사자인 교사들은 무엇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그저 눈먼 강아지가 방울소리만 쫓는 격이었다. 정작 실시 즈음에 이런 저런 문제들이 제시되니 그 때서야
미봉책을 제시하고 많은 예산을 투여했는데 어쩔 것이냐는 식의 강요는 정부의 옳은 태도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솔직히 잘못된 수순을 국민과 교사들에게 사과하고 꼭 필요한 부분을 삭제해서 시행하겠으니 지금까지 쏟은 예산을 생각해서라도 인정해 달라는 솔직함이 있어야 한다. 교총도 NEIS가 필연적인 추세라는 말에 앞서 이 부분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여 명분과 실리를 얻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교육부가 향후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에는 또다시 오만하고 독선적인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