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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마음의 마일리지 소중히 하고 있는가?

인간의 삶은 대부분이 사람과의 관계, 일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이 관계 속에서 가장 많이 작용하는 것이 '감정'이다. 그래서 인간을 '감정의 동물'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학교 현장에서도 짜증난 초등학생이 담임 선생님 얼굴을 구타했다거나, 선생님이 학생을 체벌하여 전치 1주의 상처를 입혔다는 사건의 보도는 이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왜 이들은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걷잡을 수 없이 쏟아낸 것일까?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엉뚱한 대상에게 퍼붓고는 후회한 적도 있듯이 감정 조절의 실패는 특별한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성숙에 이른다는 것은 사는 매 순간 오감이 활짝 깨어 있어 희로애락을 경험하면서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요, 자신의 행동과 생각은 이성적 판단에 의해 다스려 나가는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교육현장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 것이 성숙함이라면 감성과 이성이 슬기롭게 조화를 이루어 올바른 행동으로 나타나는 능력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교육현장은 이성만 발휘하기를 원하며 아이들의 감정은 무시하거나 억압하지 않는가 되돌아 볼 일이다. 학생과 아이들의 인성문제는 결국 어른인 부모나 교사의 부적절한 개입의 결과로 야기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있어도 아이는 TV만 보거나 게임기에 취해 혼자 시간을 보내고 어른과 함께한 시간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 결과 어른의 존재가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아이들이 성숙한 어른으로부터 인성과 이성의 조화를 배울 기회가 적어졌다. 그래서 더욱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그러나 교사도 많은 아이들을 지도하다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이들이나 학부모는 항상 지치지 않고 열심히 가르쳐주길 원하는 마음으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선생님은 더욱 힘든 것이다. 때로는 아이들과 시달린 하루 일과가 끝나 집에 가면 말이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그래서 평소 아이들과의 수업과 일상을 통하여 아이들을 이해하고 감정을 나누는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어 같이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이들이 인정받는 시간으로 양질의 경험이 될 수 있다. 이때 아이들에게는 그 선생님에 대한 좋은 마일리지가 축적되는 기회가 된 것이다.

마일리지란 원래 자동차나 항공기의 총 주행거리를 뜻하는 단어라는 것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미국의 한 항공사가 마케팅 수단으로 고객의 비행거리에 비례해 일정 거리의 항공권을 무료로 주는 것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 마일리지는 물리적인 여행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람과의 관계에도 적용이 된다는 사실이다. 평소 상대방의 마음에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바로 마음의 마일리지를 쌓아두는 것이다.

이렇게 쌓은 마일리지는 특히 부부관계에 있어서는 말할 것도 없이 꼭 돌려받기 위해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때 잘한 것들이 쌓이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이 가능한 결정적이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이제 교사라는 직업도 감정 노동자라는 틀을 벗어 날 수 없는 시대임을 인정한다면 아이들과, 같은 직장내 교직원들과 사이에 마음의 마일리지를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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