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여중 과학실에서 29일 7교시 3학년 3반을 대상으로 과학과 배종선 교사의 공개수업이 있었다. 이 수업에는 동학년과 과학교과 동료교사들이 참여하여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배움이 이루어지는 수업을 할 것인가를 보고 배우는 시간이다. 광양여중은 배움의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교사들의 수업 혁신'을 학교변화의 제일 중요한 축으로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급격하게 진행되는 학교위기에 직면하면서 한편으로는 학교와 교실의 조용한 혁명을 이루기 위한 것이 수업혁신이다. 교사에게 수업은 생명과 같고 의사의 진료 행위에 해당한다. 배움을 중심으로 한 수업의 창조, 협동적 배움은, 배움으로부터 도주하는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교육이 발전한 나라에서 시작되었으며 일본만 하여도 우리 보다 더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수업 공개는 과거의 틀에 메인 교사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없이는 학교를 살리기 어려우며, 학교의 위기는 곧, 교사의 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위기는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곳에서 출발한다. 아이들로부터 '학교가 재미없다'는 말을 들으면 교사들은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더우기 대부분의 학생이 그렇다면 그 학교는 선생님이 가고 싶은 학교가 아니라 피하고 싶은 학교가 될 것이다.
교실은 저마다의 풍경을 연출한다. 어느 곳 하나 같은 공기를 느끼게 하는 교실은 없다. 각 개인이 개성이 다르듯 교실도 개성을 드러낸다. 이를 이끌어가는 것은 바로 교사이다. 교실은 교사의 스타일에 따라 만들어진다. 수업이 예술이듯 학급의 공기도 예술이다. 아이들이 만들어 가는 교실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이런 사실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오직 그 교실을 주관하는 교사뿐일 것이다.
교사의 전문성이 발휘되고 평가되는 일 또는 장면은 많이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교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이야말로 교사의 전문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또 평가되어야 할 일이요 장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교실과 수업은 의외로 공개되지 않아 비밀의 화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교과서가 가시적 비판의 대상이라면 은밀한 과정이 수업이다. 이 수업을 공개하면서 수업을 바꿔보자는 것이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생각이다. 이제 마지막 공개수업을 하면서 아이들로 부터 수업에 대한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아이들 앞에 훗날 떳떳하게 설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