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의 각 주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한 학생평가방식(CBT; Computer Based Test)을 채택하는 곳이 점증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평가방식은 기존의 지필시험 방식보다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시험 성적의 신속한 처리, 결과의 분석, 보고서 작성 등을 간단하게 처리해 주는 등 많은 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정부 교육부의 보고에 따르면, 2003년 5월 현재 콜롬비아 행정자치구를 포함한 12개 주에서 컴퓨터 기반 평가방식이 이미 시행 중에 있으며, 여타 주들에서도 조만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행 중인 주들은 대체로 인터넷을 이용하여 시험을 본다고 한다.
컴퓨터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시험제도는 지체 부자유 학생 또는 언어장애 학생 등 특정 부류의 학생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새로운 평가 방식이 학생들의 성적을 책임지고 이끌기 위해 그들의 학습을 지도하고 진단하는 작업 등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시험 방식을 학교 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문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논쟁들을 수반한다.
첫째, 비용의 문제이다. 이 새로운 평가 방식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스템을 갖추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 기반 평가방식에 대한 찬성론자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평가 방식은 전통적인 시험지 방식보다 시행에 있어 절반의 비용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논술형 시험을 채점하는 데 드는 인건비는 계속해서 상승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된 채점방식에서 인건비는 오히려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문제는 큰 논쟁거리가 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종국에는 더욱 빠르고 싸며, 효율적인 평가를 원하는 현장의 수요로 인해 결국 컴퓨터화 된 시험 방식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시험의 형평성 문제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평가방식은 동일한 시간과 조건하에서 수천 명의 학생들이 안정된 컴퓨터 기반 하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기존의 지필시험 방식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한 평가 환경이 주어지지만, 인터넷 등 온라인을 사용하는 컴퓨터 평가방식은 컴퓨터 속도의 차이 등 예민한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이한 환경이 성적 결과에 미친 영향을 어떻게 형평성 있게 조정하고 각 응시자들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이다. 조지아주에서는 이런 이유에서 주정부가 1∼8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학력평가시험에서 학생들에게 지필시험 방식과 컴퓨터 기반 방식 중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시험에 응시하도록 한 바 있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는 압도적으로 다수의 학생이 컴퓨터 기반의 시험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컴퓨터를 이용한 학생과 시험지를 이용한 학생들의 성적은 어떻게 비교할 것인지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찬성론자들은 이런 비교와 형평성의 문제에 대하여 말을 몰던 시대에 자동차가 등장하였는데 말과 자동차간의 우위를 비교한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박하면서 이미 정보 테크놀로지의 시대에 들어선 오늘날에 와서 교육과 학교 운영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아가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루어지는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학생 평가방식의 도입에 대해 현장의 움직임은 꽤 빠른 편이다. 학생들의 미래를 결정하고 학교의 등급을 결정하는 등 소위 중요한 시험(high-stakes tests)에는 아직 이런 새로운 방식을 적극 도입하지 못하였지만, 학생들의 학습을 지도하고 학력을 진단하는 등 다소 평가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시험들(low-stakes tests)에서는 활발히 도입되고 있고, 이는 앞으로 더욱 급격하게 증가하리라고 예상된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기술의 발전 및 교육행정의 변화로 인한 갈등의 문제는 NEIS 문제로 뜨거운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 현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