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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우리 교육 무엇을 바꿀 것인가?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의 학생들은 아이비리그에 입성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일부 특목고에서는 아예 유학반을 만들어 학교의 브랜드로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하버드대학을 가장 많이 입학하는 사람은 한국인 학생이 아니라 유대인 학생이다. 오늘날 하버드대학 재학생 중 30% 이상이 유대인이며, 노벨상 수상자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유대인이다. 유대인들은 미국의 4대 일간지와 주요 방송국을 포함한 언론과 영화산업, 금융산업 등을 이끌며 전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저력을 발휘하게 된 데에는 그 중심에 다름아닌 ‘공부’가 있었다.

유대의 가르침은 전통적으로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부모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 혹은 하느님께 빌린 존재’라 가르치고 있다. 힐 마골린은 이 가르침을 충실히 실천하는 유대인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유대인 힐 마골린은 아내 데니스 마골린과 함께 평생을 변호사로 일해 왔는데, 변호사가 되기 전에 랍비의 길을 걸으려 한 적도 있었다. 그만큼 그는 유대인 문화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을 갖고 살아갔다.

그러다 20여 년 전 한국의 충청북도 제천에서 미혼모의 아이로 태어난 생후 5개월의 ‘임태숙’을 만나게 되었다. 친자식이 없어서 한국 아이를 입양하고 싶었던 마골린 부부는 한국의 입양기관을 통해 임태숙을 입양하게 되었다. 그 아이 이름을 유대인 방식에 따라 ‘릴리 마골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 이후로 릴리는 유대인 가정에서 유대인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릴리를 온전한 유대인으로 만든 것은 바로 유대인 문화와 교육이다. 다른 유대인들과 마찬가지로 마골린 부부는 사람이 성장하는 데 있어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릴리에게 공부를 강요하지는 않았다.

릴리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 지적인 호기심이 끊이지 않도록 질문과 대화, 토론을 주고 받고 독서와 올바른 습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 결과, 릴리는 사교육을 받지 않고 하버드대학을 비롯해 2개의 아이비리그대학에 동시 합격했다. 모 공영방송의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에 출연한 한국계 유대인 릴리 마골린은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글로벌 기업 구글에 입사했다. 그녀는 아버지 힐 마골린을 여전히 ‘멋쟁이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이같은 사례를 접하면서 우리는 우리교육을 다시 되돌아 봐야 할 시점이다. 왜 유대인의 학습 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는지, 대화와 토론식 수업이 왜 필요한지, 글로벌 인재를 넘어 미래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묻고 답을 찾아야 할 때이다. 한참 성장하고 호기심을 지녀야 할 시기에 아직도 야간 자율학습에 붙잡혀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이같은 시스템을 언제까지 유지해 나갈 것인지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하면서 모두가 함께 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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