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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 아이들, 선생님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여러 조직이 있는데 기업조직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사람들의 마음 속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다. 교육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학교조직은 과연 미래에 어떤 형태로 살아남을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꿈꾸는 것이 있다면 오늘날 첨단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과제는 어떻게 하면 학교가 디즈니월드처럼 신나는 곳으로 만들 수는 없는가?이며, 학교는 어른들이 아니라 아이들이 주인공인 곳으로, 미래 세대의 핵심 역량인 ‘자신감과 자존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능력, 협업 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있는가? 이다. 

어쩌면 우리는 현재 다수의 학교가 마주하는 '학교의 실패’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가이다. 기존의 교육패러다임, 즉 사전에 정해진 교육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시험 합격 여부’로 아이들을 줄 세우는 교육에 안주하고 있는지 모른다. 대학 진학을 앞둔 과정으로 갈수록 아이들의 숨막힘의 정도는 심해지는 것은 아닐런지!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다

과거 선생님들은 그 사회에서 존경받는  ‘지식의 전수자’라는 기능을 주로 담당하였다. 그렇지만 ‘진로 안내자, 인생 설계의 동반자’라는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했다. 때문에, 그로부터 권위가 생기고 존경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에 나타난 통계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도가 매우 낮게 나왔다는 사실이다. 사회 변화에 걸맞게 이제 교사도 학교 밖으로 나가 세상과 폭넓게 교류해야 한다. 선생님이야말로 아이들이 ‘세상’을 만나는 ‘창’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더욱 더 교육이 학교와 교사만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예컨대 학습만화 'Why시리즈'는 2012년에 벌써 500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낙후지역은 예외지만 박물관, 도서관, 과학관처럼 방과후에 또 다른 배움을 가질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학교 밖 학습자원과 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선생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주어진 교과서의 진도를 나가는 일에만 얽매이지 않고, 아이들 저마다의 ‘꿈과 끼’가 최고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필요한 학습 자원을 연결해주는 ‘학습 안내자’ 역할을 필요로 한다.

세상이 급속하게 변하면서 아이들의 환경도 변하였다. 이혼 가정의 아이들,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 방황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같은 환경의 아이들과 우리 선생님들이  ‘공감(empathy)’하고 ‘힐링’을 주는 존재였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너무 지쳐있다. 영화「완득이」에 나오는 동주 선생님이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가? 제자를 진정 사랑하고, 그와 그의 가족이 겪는 ‘아픔’과 ‘성장통’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 지금 앞에 있는 아이들을 진지하게 보는 눈이 필요하다. 간절히 ‘힐링’을 원하는 제자들의 눈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으로서 존재 이유는 바로 그 눈빛을 바라봐주는데 있지 않은가!

선생님 ‘자신’을 가꾸는 데에도 보다 많이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 시간 내어 좋은 연극, 영화도 보고, 학교 밖 사람들과 취미활동도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끔 깔끔한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향기로운 내음을 뿜으며 학생과 부모님들 앞에 나섰으면 한다. 동창회에 나가서 자랑스럽게 나는 대한민국의 인재를 키우는 일을 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이 아니다. 스스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 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의 본질’을 지키는 파수꾼이었으면 좋겠다. 교육과 관련된 모든 판단과 행동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 어른들의 정치 이념과 시각으로 교육이 재단되고, 그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교육이 운영되는 것을 선생님들이 막아야 한다.

한 아이의 삶과 운명을 결정짓는 교육에 몸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가? 교육 소비자주의에 입각한 반교육적 요구들, 예컨대 선생님들은 점수만 올리면 된다는 요구들을 걸러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진정한 교육 전문가 집단답게 우리 교육을 이끌어 가야한다. 쉽진 않지만 교사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은 늘 ‘교육’이 무엇인지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겠다. 이는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 길이 선생님들을 스스로 행복해지고, 학생은 물론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길이라고 믿는다. 아직 우리 사회와 교육은 선생님들의 힘으로 발전할 여지가 너무 많다. 그리고 선생님의 행복은 스스로 참다운 교육자가 되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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