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키우기가 정말 힘들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려 온다. 그만큼 옛날과 달리 어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부모의 진심이 결여된 것도 사실이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아이들은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열심히 한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자기 아이만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때가 가끔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여성 기업인 역시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아이들이 조금 머리가 커지자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체력이 제일 약한 아이가 전혀 운동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특히 여사장의 불만이었다. 이 사장은 어떻게 하면 운동에 대한 아이들의 욕구와 열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먼저 모범을 보이기로 결심하고 당장 그날 새벽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아이들은 “어머니, 무리하게 왜 그런 걸 하고 그러세요? 그냥 집에서 편히 계세요” 하며 말리거나 시큰둥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장은 아이들한테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운동을 계속했다.
‘달리기를 하니까 기분이 정말 상쾌한데, 밥맛도 좋고! 아침부터 기분전환을 해서 그런지 오늘 회사 일도 잘되고 사람들을 만나도 더 기분이 좋은걸!’하며 좋은 점만을 생각하며 한 주일 두 주일 지내다 보니 이 사장 스스로도 점점 더 힘이 났고, 이제는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하는 것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고 한다. 열심히 사는 아내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듯 남편도 “나도 좀 해볼까?”하며 함께 조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어머니가 약간 이상해지신 것 아니야’하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던 아이들도 조금씩 달라져 갔다. 결국 “어머니, 저희도 조깅할게요!”하며 아이들도 함께 운동하기 시작해, 이제는 온 가족이 아침마다 달리기를 한다는 것 이었다. 온 가족이 전부 모여서 운동을 하니 식구들 사이의 정도 깊어지고 분위기도 밝아지고 몸도 튼튼해져 갔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머니가 모범을 보이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기는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만 실천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니 그 설득이 효력을 발하기가 어렵다.
아침에 학교에 늦게 오는 아이가 있어 그 사연을 물어보니 어머니와 함께 늦잠을 잤다는 아이도 있다. 이 아이의 지각 습관을 고치는 방법은 아무래도 학교가 아닌 것 같다. 내 자식만큼은 '이 세상의 상식을 지키면서 살게 하겠다'는 부모의 결단과 모범적인 실천을 보이는 것만이 처방약이라는 것을 지각하는 아이를 상담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