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달을 맞이해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18일 오후 교내 과학 관련 행사를 실시했다. 생각보다도 많은 학생들이 이 행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과학발전은 장래 우리 나라의 발전을 좌우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교육을 통해 과학적 사고를 육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인류 과학사에서 영국의 프란시스 베이컨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그가 살았던 당시만 해도 과학과 철학이 같이 연구되고 있었다. 그러나 베이컨은 그 당시의 패러다임을 넘어 연역법과 귀납법을 이야기 했다. 연역법이란 삼단논법으로 A=B, B=C, 라는 논리이다. 베이컨은 연역법의 오류를 지적했다. “인간은 이성적이다. 000은 인간이다. 따라서 000은 이성적이다.” 이건 그럴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즉 삼단논법은 수학에서 필요한 것이고, 과학에서는 귀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을 한 것이다. 관찰과 실험을 통한 귀납법적인 관점에서 진리를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과학은 답이 없다. 인간이 정말 알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과학은 처음부터 명확한 답을 줄 수가 없는 학문이다. 과학자와 변호사는 어떻게 다를까? 어떤 사람들은 소득에서 차이가 난다고 이야기 한다. 둘 다 공부를 해서 남을 설득시킨다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과학자는 답을 정하지 않고, 변호사는 답을 정해 놓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변호사는 답을 정해 놓고 왜 그 답이 맞느냐를 논리적으로 끼워 맞추는 거나 다름없다. 그것이 바로 재판관을 설득하는 논리이다. 과학은 답을 떠나서 개연성이 있고, 합리적인 것을 찾아 가는 것에 있다. 그러다 보면 어떤 답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원전 5세기에 태어난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아무런 저서가 없다. 하루 종일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왔다면 논문을 쓰지 않아서 퇴학을 맞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소크라테스가 주장한 것은 크게 세 가지 이다.
첫째, 과연 ‘우리 인간이 어떻게 해야 세상 진리에 이를 수 있는가’ 이다. 소크라테스는 알고 있는 것도 처음부터 생각하고 다시 쌓을 때,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둘째, 인간은 교육과 환경에 의해 변할 수 있다고 생각 했다. 소크라테스는 이를 믿고 실천했다.
셋째, 당시 아테네 사람들은 어떤 삶이 가장 인간다운 삶일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좌절하면서 성장하는 삶이 좋은 삶이라고 했다. 어려움을 겪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삶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철학자가 낫다는 말이 유래된 것이 아닐까?
우리는 한 세대 만에 세계에서도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사회로 발전했다. 물질과 환경은 금방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의식은 몇 세대를 걸쳐야 가능하다. 우리는 한 세대 만에 놀라운 발전을 기록했지만 의식은 아직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강조하고 있는 녹색 성장, 스마트코리아 정책은 단순히 온실가스를 줄이는 차원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녹색의 이면에는 ‘따뜻함’, ‘가족 외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정신적인 가치 창출하는 것’, ‘ 올바른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이 세계가 인정하는 품격있는 국가가 될 것이다. 우리 나라도 이제 단순한 경제성장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과학 발전을 통하여 전 세계에 도움을 주면서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을 하는 나라로 발전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