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공부 잘하나 못하나 대부분 시험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여기에는 당연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자라면서 너무나 많이, 그리고 너무나 오랫동안 시험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시험 결과에 따라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인정이나 칭찬을 하거나 아니면 무시하거나 처벌을 한다는 사실 역시 우리가 시험에 부담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일 것이다.
또 시험 결과는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과거의 자신과 확실한 비교가 가능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시험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시험을 치러야 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과거 역사 속에도 그랬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시험이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우리는 거의 언제나 크고 작은 시험을 치르면서 살게 될 것이다. 필자도 마지막 교장이 되기까지 수 많은 시험을 통과하였다.
옷을 차려입고 나가는 사소한 일도 어찌보면 일종의 시험이다. 사람들이 멋있다고 평가해 준다면 옷을 차려입는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 성적이 좋은 것다. 촌스럽다고 평가받는다면 시험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와 친한 사이가 되기 위해서도 우리는 상대방의 평가를 받는다. 즉 얼마나 재미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또는 얼마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시험을 치르게 된다. 그것을 통과했을 때 비로소 상대방이 친구로 받아들인다. 연인을 만들 때 역시 비슷한 시험을 치르게 된다.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땀흘려 공부하고 대학에 진학하기 위하여, 대학입시를 마치고 대학 생활을 하게 되면 그때 역시 수없이 많은 시험을 치를 것이다. 졸업 시험, 자격증이나 면허증 시험, 취업시험 들을 거쳐서 자기가 희망하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그것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직장에서는 승진 시험과 업적 평가라는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자영업을 한다면 시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장사를 할 때 역시 우리는 시험을 치룬다. 좋은 상품을 만들거나 구입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을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 등에 대한 시험에 통과해야 물건을 많이 팔고 그만큼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시험이 지겹고 부담스러운 이유가 있듯이 시험이 존재하는 이유 역시 존재한다. 그래서 형식과 내용이 다를지라도 어떤 시대에서도, 또 어떤 문화권에서도 시험이란 존재한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얼마나 잘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며 그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 중의 하나이다. 어렸을 때도 누가 가장 빨리 달리는지, 누가 더 빨리 그리고 멋있게 블록을 쌓는지를 비교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험이란 자신의 노력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시험은 그 결과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또한 시험을 통해 호기심과 도전 욕구를 키우기도 한다. 시험, 그것이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한다면 시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