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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창가에서> 학교장 권위는 인정돼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기성세대가 다음세대를 위해 감내하지 않을 수 없는 국가적 결단으로 해념해주길 바란다." 당시 교육부장관이 '교원정년단축'이 교육발전을 위한 오랜 고뇌의 선택이었다면서 한 말이다. 그러나 실제 교육개혁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가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다.

40여년간 교단을 천직으로 알고 몸바쳐온 수많은 교사들은 마음의 준비도 없이 하루아침에 정든 교단을 떠나야 했으며 이들의 자리는 중초교사와 기간제 교사들로 채워졌다. 학부모들은 학습의 부실화를 우려했고 교사들 사이에도 위화감과 상호불신의 벽이 높아졌다.

영국 찰스2세가 명문 귀족의 자제들만 다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부속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국왕이 교장 앞에 서서 학교에 들어가려 하자 교장은 국왕에게 "제가 모자를 쓰고 감히 폐하의 앞에 서는 실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학교 안에서는 교장인 저보다 더 높은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학생들에게 갖게 해주기 위해서입니다"라고 말하자 왕은 선선히 모자를 쓴 교장의 뒤를 따라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서울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교장선생님이 총리에 대한 예우로 상좌인 교장석을 비우고 그 자리에 앉도록 요청했지만 총리는 정중히 사양했다고 한다. 당시 총리는 모든 행정기관에 공문을 보내 어떤 지역행사이건 학교 선생님을 단상 정면에 모셔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갖도록 했다.

교장은 학교행정 전반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그러나 일반 기관장과 다른 것은 교육은 오늘 계획을 세워서 내일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랜 경험과 철학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요즘 일부 단체에서는 교장 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학교 민주화의 실현, 교원의 승진구조 개혁, 학교자치의 요구 등의 이유를 내세운다. 지금 학교현장에서는 단체활동은 언제나 가능하고 누구나 의견개진을 할 수 있으며 각종 협의회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교육경력이 짧아 교장 승진이 꿈같은 이야기지만 굳이 학교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직선제 요구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교장들은 이 단체가 찬성한 '교원정년단축'으로 승진된 제1세대 젊은 교장들이다. 이들이 교육발전에 헌신할 기회도 주지 않고 직선제로 간다면 혹 교원정년단축은 잘못된 것이라 인정하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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