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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효과적인 비난이란 없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질구레한 상처에서 큰 상처까지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으면서 살아간다. 피부에 조그만 상처가 났을 때 상처 부위를 자꾸 만지작거리면 어떻게 되는가. 상처가 아무는 것이 아니라 되레 덧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하는 사태까지도 벌어지게 된다.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상처 부위를 만져서 덧나게 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하루 종일 타인을 비난하고 비판하려고 눈을 빛내고 있다. 타인의 행동이 자기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과 다를 때, (대부분 아주 사소한 엇갈림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그 잘못을 지적하게 된다. “야, 이 바보 같은 녀석아! 이것도 일이라도 했어? 너는 자식이 아니고 원수다, 원수!” 이런 말을 들으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그래, 원수인데 어쩔래요.” 하고 자기 자신을 방어하게 된다.

감옥에 있는 죄수들에게도 “왜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나?” 하고 물으면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갖가지 자기 변명을 늘어 놓는다. 요즘 우리 아이들도 복도를 신발을 신고 다닌 아이들을 불러 왜 그런 행동을 했느냐 물으며 발이 추워서 그랬다는 것이다. 이처럼 변명부터 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비난하면 할수록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거나 인정하기보다는 자신을 비난으로부터 방어하거나 합리화하려고만 한다.

모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30년째 가르치고 있는 한 교수는 학생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너희들 학생들 맞아, 이 따위로 공부하려고 하면 수업에 들어오지도 말아. 이것도 레포트라고 작성했냐.” 학생들은 고 교수 앞에서는 기를 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 교수는 크게 깨달았다. 나는 열심히 가르치기 위해서 비난을 하는데 이것이 학생들에게는 비수가 되어서 상처를 입히는구나. 그간 얼마나 많은 눈총을 주면서 학생들을 괴롭혔나 생각하니 가슴이 무척 아팠다. 교수는 결심을 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비난을 하지 않겠다고. 그는 학생들에게 비난을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공약을 했다. 그리고 그 공약을 실천해나갔다. 학생들은 이제는 그 교수 강의가 재미있어졌다고 한다.

효과적인 비난이란 없다. 우리 주변에도 아주 유능한 교사 한 명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늘 답답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아니, 이렇게 유능한 사람이 일 처리를 왜 이 정도밖에 못할까? 분명 실력은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된 경우 비난하고  싶은 이야기가 목까지 찰 때가 있다. 하비만  “으음, 수고했어요. 그런데 이 부분은 이렇게 좀 고쳐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래, 어제 늦게까지 고생했다면서? 잘 작성했네요, 수고했어요.” 부드럽게 웃으며 말하고 돌려보냈더니 며칠 후 그 교사가 찾아왔다. “교장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도  앞으로는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 이후로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하는지 그 교사의 달라진 태도에 크게 놀랐다.

사람은 누구나 비난하고 싶은 본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에는 자신의 잘못보다는 타인의 실수나 행동을 더 비난하기 쉽다. 그러나 비난은 소모적이고 쓸데없는 행위이다. 비난을 받으면 거의 모든 사람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고 비난에 맞서 자신을 정당화하는데 안간힘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비난은 한 인간의 소중한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인간으로서의 존엄함에 손상을 주며, 심지어 원한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는 선생님,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쉽게 비난의 말을 하기 쉽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런 마음의 상처를 통하여 자기 마음을 닫게 되고 아픔으로 자라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교사의 비난의 한 마디가 아이들을 살리고 죽일 수 있다는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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