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6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선생님이 계신다

정아야, 이제 학교 수업도 거의 마무리 되고 있어 한 해가 저물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난 3년간을 되돌아보면서 네 자신에 대하여 조용히 반성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졸업을 하고 넌 은행원이 되기 위하여 너에게 맞는 길을 택하여 가겠다고 고등학교를 선택하였지. 인생을 길게 보면서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배움의 길에는 끝이 없다(학무지경·學無止境)’는 것이다. 내가 아는 이병화(72) 전 신라대 총장은 고희(古稀)를 넘긴 나이에 다시 대학 신입생이 되었단다. 그것도 유학생으로. 지난 9월 그분은 베이징의 중국 제2외국어대학 중국어과에 입학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중국 내 외국 유학생 중 나이가 가장 많아 화제가 된 것이지. 아모레퍼시픽에서 15년, 국제정치학 교수로 30년 봉직한 그는 27일 ‘배움’ 앞에 다시 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004년 신라대 총장을 마치고 청주대 객원교수와 세종사이버대 총장을 했어요. 2009년 퇴직하고 서울 여의도 주변에서 역시 퇴직한 지인들을 많이 만났는데 하나같이 정부에서 ‘한 자리’해 보려는 노욕으로 가득 찬 걸 보고 실망했어요. 그래서 난 여생은 중국을 공부해 봉사의 삶을 살기로 했지요.”

그가 말한 봉사의 대상은 아직도 국적과 민족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조선족이다. 그는 지난해 1년 동안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에서 방문학자로 조선족을 공부했다. 내년 9월까지 중국어를 익히고 지린(吉林)성 옌지(延邊)로 가 한국과 중국을 잘 이해하는 그들에게 미래 한반도 통일을 위해 중추적 역할을 하도록 자신감을 키워줄 생각이다니 놀랍지 않니?

솔직하게 말해 내가 해 본 경험으로는 중국어 학습은 쉽지 않다. 특히 나이 때문에 암기와 듣기가 동급생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그분은 젊게 공부하려고 한다. “첫 수업 때 난 지금부터 (72세 숫자를 바꿔) 27세다. 앞으로 나에게 동학(同學)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대답을 않겠다고 선언했다. 배움에 나이가 어디 있습니까.” 이 때문에 400여 동급생 모두가 그를 할아버지나 총장님이 아닌 ‘리퉁쉐’(李同學)로 부른다. 물론 밥도 잘 사고 인생 상담도 잘해주는 형님으로 불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너도 이제 새로운 세상을 보면서 네 꿈을 이루기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정하여 뚜벅뚜벅 걷기 바란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