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8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꼴찌의 반란처럼 나에게도 그런 가능성이…

올해에도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는 없었다. 조금은 서운한 느낌이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는 스포츠나 경제 분야 등 다른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학문의 올림픽이라할 수 있는 노벨상에서는 이렇다할 열매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존 거던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16세 때 생물과목 성적은 250명 중 꼴찌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생물교사는 성적표에 ‘과학자가 되고 싶어하나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적었다.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 모두에게 시간낭비’라고까지 썼다. 그래서 그는 별수 없이 고전문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하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동물학으로 전공을 바꿨고, 10여 년 만에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옥스퍼드대 박사과정 대학원생이던 1962년 사상 최초로 개구리 복제에 성공해 과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것이다. 이는 체세포를 이용한 iPS세포 연구의 초석이 됐다. 그는 이제 세계적인 과학자가 됐다.

일본인 야마나카 소장도 자신의 연구자 인생을 “실패만 겹쳐 20여 년 동안 계속 울고만 싶어지는 좌절의 연속”이었다고 자평했다. 고베대 의대를 졸업하고 국립 오사카병원의 외과 의사로 있을 때는 수술을 잘 못해 선배들로부터 ‘자마나카’로 불렸다. ‘야마나카’란 성에 일본어로 방해자·걸림돌을 뜻하는 ‘자마(邪魔)’를 섞어 만든 것이다. 실제 그는 10분가량이면 끝나는 간단한 양성 종양 제거 수술에 1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이런 수모끝에 결국 정형외과 의사 되기를 포기한 그는 연구자로 방향을 틀었다. 

바로 오사카시립대 대학원에 진학해 약리학을 배운 그는 9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그래드스턴 연구소로 유학을 떠났다. 그가 iPS세포 연구에 아이디어를 얻은 것도 이때였다. 하지만 96년 일본으로 돌아온 야마나카에게 주어진 임무는 ‘쥐 돌보기’였다. 야마나카의 별명도 쥐 우는 소리를 빗대 ‘야마추’로 바뀌었다. 3년간 같은 일을 하던 야마나카는 결국 우울증에 빠졌다. 하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연구자의 소명으로 두 가지. 첫째는 꿈 또는 비전, 둘째는 하드워크”라고 강조한다. 그의 노벨상 수상 소감도 “전 인류가 ‘건강 장수’하도록 하는 게 내 꿈이자 비전이다. 또 그걸 이루기 위해 결코 좌절을 두려워 않는다. 아홉 번 실패하지 않으면 한 번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는 일본인 특유의 근성을 보여 주었다. 그는 불충분한 연구비를 확보하기 위해 인터넷 모금을 시작 많은 시민들이 모금에 참여하는 것을 보았다. 또한 그는 한국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실패에 대한 공포가 강하다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충고도 하고 있다.

영국의 거던 교수나 일본의 야마나카 소장은 그야말로 어느 단계에선 꼴찌였다. 하지만 분명히 재질은 갖추고 있었다. 문제는 얼마나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이다. 신이 인간에게 어느 분야에 대한 특별한 소질을 선물하였다는 것은 이런 사례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런지! 세상에 타고난 천재는 없다. 머리가 좋다고 다 천재가 되는 것도 아니고 노벨상을 받는 것도 아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면 천재가 되는 것이고 노벨상도 가능하다.

고교입시 원서 제출 시기를 맞이하여 내신 성적이 낮아 어느 학교에 진학해야 할지 고민하는 많은 제자들이 거던이나 야마나카 같은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보면서, '혹시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가?' 한번 쯤 생각해 보고, 나도 언젠가 방향을 바로 잡기만  하면 한 분야에서 꽃피는 날이 반드시 올거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최선을 다하기를 소망해 본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