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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 배려 덕분에 꿈을 가지게 됐어요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아직도 이동하는데 어려움이 많고 장애인을 자기와는 다른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시절에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어떻게 교육을 받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선생님의 배려와 격려 속에 자라는 아이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며 어려운 일이 생겨도 잘 해쳐 나간다.

필자도 30여년 전 지체장애 학생을 담임한 경험이 있는데 그때는 솔직히 아이에게 어떤 교육적 조치를 충분하게 제공하지 못한 것이 가슴에 남아 있다. 그래서 나의 삶과 다른 영역인 특수교육을 전공하게 되었고, 아직도 장애를 가진 학생을 보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교육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초등학교 재학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 배려라는 소중한 단어를 배우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이 학생에 대한 교육적 조치를 어떻게 하였는가는 알 수 없지만 선생님들의 배려를 통하여 자신이 꿈을 확실히 갖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각오는 값진 보석보다 더 귀한 것이 아닐런지! 이를 통하여 선생님의 따스함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오직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통하여 줄 수 있는 사랑이라 생각된다.

'나는 몸이 아파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다 보니 학교를 다니면서 하지 못한 일들이 조금 있다. 체육시간, 소풍, 체험학습, 수학여행 같은 것들. 그래서 그런 날들이 오면 아이들이 들뜨는 것과 다르게 나는 조금 우울해졌지만 지금은 익숙해져 그럭저럭 괜찮다. 하지만 남들이 다 겪는 것을 겪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조금 남아 있었다.

체험학습에 대한 나의 아쉬움의 갈증을 해결해주신 분이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신 문윤경 선생님이다. 5학년 봄 소풍은 우리 집에서 가까이 있는 공원으로 가게 되었고, 선생님께서는 같이 가는 게 어떻겠냐며 권유하셨다.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학교를 거치치 않고 바로 소풍 장소로 오게 해 주셨고 등산 같이 힘든 것을 제외시켜 주시는 등 여러 가지 배려를 해 주셨다. 자연을 체험하고 친구들과 도시락을 같이 먹고 보물찾기를 하는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즐겁고 행복한 체험이었다. 초등학교의 첫 번째 소풍이라서 더 소중한 경험이었다. 아직도 그때의 따뜻했던 햇살이나 예뻤던 꽃들이 기억난다.

영어 타운으로 체험학습을 가는데 선생님께서 이번에도 같이 가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나에게 물으셨다. 나는 문윤경 선생님의 배려 덕분에 용기를 내었고 이번 체험학습도 무사히, 즐겁게 마칠 수 있었다. 영어타운 체험학습은 나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들이었고 친구들과 함께해서 더 재미있기도 했다. 영어타운의 활동들은 대부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들이어서 다른 아이들과 같은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나는 5학년 때 두 번의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단 두 번의 경험만으로 나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즐겁고 행복한 추억이었다. 그리고 이것들은 나를 유난히 신경써서 배려해 주셨던 문윤경 선생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또 소풍과 같은 체험학습을 다녀와서 좋았던 점은 나만 다른 내용으로 쓰던 보고서를 이제 나도 같은 내용으로 쓸 수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단순한 소풍과 체험학습 기억 이상의 것을 선생님은 주셨던 것이다.

선생님의 배려는 나에게 꿈을 확고히 해주시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나는 책을 좋아하고 글쓰는 것을 좋아해서 여행 작가가가 되기를 꿈꿨었는데 선생님께서는 멋있다고 감탄하시며 내 꿈을 응원해 주셨다. 여러 글짓기 대회들을 소개시켜 주시고 글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시거나 고쳐주시는 등 여러모로 신경을 써 주셨다. 그렇게 꿈을 북돋아 주시고, 응원해 주셨던 선생님으로부터 비롯된 그때의 경험들이 바탕이 되어 지금의 작가라는 꿈을 확고히 하게 되었다.

5학년을  마치고 선생님과 헤어질 때 “소연아, 글짓기 연습 많이 하고 대회도 꼭 나가봐”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고마우신 선생님 덕분에 나는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도 해볼 수 있었고, 좋은 추억도 남길 수 있었으며 확고한 꿈을 가지는 계기를 갖게 되기도 했다. 이런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부끄럽지 않게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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