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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성품 교육은 밥상머리 교육으로

요즈음 사회적으로 여러 종류의 폭력 문제가 빈번하게 보도되고 있어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마음이 편하지 않다. 약자인 아이들이 범죄 방어 능력이 약해 그만큼 범죄에 노출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짐승은 짐승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 아무리 악해도 짐승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 뒤틀린 인간은 짐승보다 더 잔인한 행동을 하기에 인간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존재이다.

이같은 행동의 배후에는 무엇보다도 깨어진 가정에서 시작된 사례가 자주 언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깨어진 그릇에 물을 담을 수 없듯이 깨어진 가정에서 훌륭한 인간이 성장하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 배후에는 유전적인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부모 요인이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부모는 자녀에게 중요한 것은 성품이라 생각하면서 잘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일상에서 성품에 대해 의식적으로 교육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성품은 겉으로 빨리 드러나게 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영화 주인공 비비안 리는 오디션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 휴지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줍자 이 모습을 본 감독은 이 사람이라면 주연을 감당할 수 있겠다 판단하여 발탁하게 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한 이야기로 귀담아 둘만하다.

그런가 하면 자랑스러운 어머니가 있다. 미국으로 건너가 여섯 남매를 낳았다. 그들 모두를 예일대와 하버드대 등 명문대에 보냈다. 그녀의 남편과 두 아들은 ‘지난 100년간 미국에 가장 큰 공헌을 한 100인’에 선정되었다. 그 어머니의 이름은 전혜성이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인권 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현재 버락 오바마 행정부 국무부 법률 고문을 맡고 있는 고홍주 씨의 어머니로 미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가정에는 독특한 원칙이 하나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아침식사는 온 가족이 함께 한다’라는 것이다. 아침식사 시간은 새벽 6시 30분이었다. 부부는 단 한번도 그 원칙에 예외를 허용한 적이 없었다. 일종의 불문율이었던 셈이다. 설사 아이들이 밤을 새워 공부를 했더라도 아침식사는 반드시 함께 해야만 했다.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홍주 씨는 가족의 아침식사 문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침 식사는 늘 즐거웠습니다.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학교 얘기부터 진로 문제, 인생 고민에 이르기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식구들의 조언을 얻었습니다. 아마도 우리는 그런 식탁 토론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알았고, 인생을 어떻게 현명하게 살아야 할지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보더라도 성품을 길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함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하는 일명 밥상머리 교육이다. 자녀에게는 좋은 성품을 심어주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성품을 길러주는 가정교육의 대부분은 일찍부터 가정에서 가족식사 등 일상생활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요즘엔 이러한 틀이 깨지고 있다. 필자가 아는 한 신경정신과 원장은 ‘가족식사는 사회적 활동의 시작이다. 이는 자녀가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해 집안에서 하는 첫 실전 훈련이다.’ 라고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가족식사와 자녀들의 성품교육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최근 가족식사를 많이 한 자녀들은 그렇지 않은 동급생들에 비해 A학점이 배로 많으며 청소년들의 흡연과 음주, 마약 등 청소년 비행에 빠질 확률은 절반 정도 낮다고 발표했다. 즉,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자녀들의 지적발달은 물론 성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성품 키우는 훈련으로는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일기쓰기도 좋은 방안이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를 실천하게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봉사를 통해 사회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의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타인에 대해 생각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농촌의 한 학교에서는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 할 수 있도록 교과목으로 선정하여 실천하고 있다.

긍정심리학의 선구자인 마틴 셀리그만은 선행에서 얻어지는 기쁨이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큰 만족감을 준다는 것을 입증하는 실험을 했다.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쪽은 오락 활동을, 한 쪽은 자선활동을 하게 했더니, 결과는 놀랍게도 자선활동을 한 그룹의 만족감이 오락 활동을 한 그룹의 만족감 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남을 도울 수 있는가 자체로 자녀의 인생을 살찌우는 것이다.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봉사의 가치를 아는 자녀는 성품교육은 따로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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