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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유선이에게

유선아! 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국사 공부시간을 통하여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갈까 선택의 기로에서 조금이라도 방향 제시라는 너의 필요를 채워주었기에 만족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학생들은 너의 수준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감을 잡지 못한 학생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라는 것은 공자님이 말씀하신 핵심 사항인데 넌 중학생 시절에 '배움의 고귀함'을 깨달았다는 사실이 기특하기도 하구나.

사실 네 또래의 중학생이라면 국사는 외워야만 하는 과목이라는 단계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비하여 '우리 민족이 조금만 더 배우고 개방적이었더라면 역사는 좀 더 좋은 쪽으로 바뀌었을 것이다'라는 너의 생각은 국사 공부의 의미를 느낀 사람이 아니고는 체감하기 어려운 내용이거든.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직도 "왜 공부를 해야 하나?, “열심히 공부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으니까.” 수준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게 사실일 것이다. 이는 공부를 하는 당사자 뿐 아니라, 공부를 시키는 부모나 교사 모두 가장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대학만 들어가면 지긋지긋한 공부와 멀어지는지도 모르지.

실제로 그 유명하다는 하버드 대학을 나와서도 노숙자로 평생을 전전하는 사람이 있으며, 대학 문턱에도 가 보지 못한 사람이 성공한 사례도 얼마든지 많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대학입시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쌓기 위해서다. 기반이 튼튼하지 못한 것은 마치 오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배움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고 공부하는 시간이 덜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초,중학교에서는 앞으로 진로가 어떻게 결정될지를 확실히 모르기에 다양한 분야의 공부가 필요한 것이 아닐런지? 더욱 어떤 직업과 직접 관계 깊은 전공과목을 공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에 시험을 위해서 하는 공부라는 기분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고등학교라는 사다리에 오를 수 없도록 세상 사다리가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당시의 가장 권위있다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무시하기 어려운 것(교육과정)이기에 통과 의례로 만들어 놓은 장치나 제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제 우리 학생들의 공부하는 목적이 부모님 때문에, 성적 때문에, 시험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시험을 선택했을 뿐이라 생각하다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런지! 공부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입시제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입시제도의 노예가 되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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