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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목정문화재단 고교생백일장

16일 재단법인 목정문화재단 주최한 제15회 전북고교생 백일장(이하 ‘목정백일장’)이 전주국립박물관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한국작가회의 전북지회가 공동 주관하고 전라북도 교육청이 후원한 목정백일장에서 내가 지도한 제자가 영광스럽게도 운문부 장원을 차지했다.

돌이켜보니 최근 10년간 나의 지도를 받은 제자가 장원이나 대상 등 1등을 차지한 것은 일곱 번쯤이다. 두 번은 공모전, 다섯 번은 백일장에서다. 1년에 10여 차례, 10년간 100번쯤 참가한 것을 셈해보면 그리 썩 좋은 성적만은 아니다. 

그럴망정 감동의 진폭이 무뎌졌을 법하건만 그래도 제자의 장원 수상은 ‘가슴 벅차오르는 희열’이란 소감외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특히 목정백일장의 경우 교내백일장에서 쓴 시를 보고 받은 ‘잘 쓴다’는 느낌이 너무 빨리 현실화된 셈이어서 더 기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목정백일장에서의 수상이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따로 있다. 우선 목정문화재단의 아낌없는 문화사업 의지를 엿볼 수 있어서다. 대개 지자체 예산지원이나 대학교 주최 백일장임을 감안해 보니 절로 그런 생각이 든다. 

목정문화재단은 해마다 ‘목정문화상’을 시상하고 있다. 나 역시 문인의 한 사람인지라 장차 받고 싶은 상이기도 한 목정문화상은 문학·미술·음악분야 수상자에게 도내에서 최고 액수의 상금을 각각 수여하고 있다. 그렇듯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에 목정문화재단의 문화사업이 돋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목정백일장만 해도 소요 예산이 1500만 원에 달한다. 도내로 참가범위가 국한된 대회인데도 운문·산문부 장원 수상 학생에겐 1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내가 알고 있기로 100만 원은 전국대회가 아닌 고교생 대상의 백일장 상금으론 최고 액수이다. 그만큼 수상 학생에게 글쓰기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줌은 물론 장학금 등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상금이 푸짐해야 상은 더 빛나는 법이니까.

사실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무수히 많은 백일장·공모전을 살펴보면 ‘생색용’대회가 많다. 전국 규모의 백일장인데도 1등 상금이 고작 10만 원인 경우마저 있다. 10만 원은 이번 백일장의 경우 최하위인 가작상 상금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그뿐이 아니다. 학생들을 초대해놓고 밥도 주지 않는 백일장이 수두룩하다. 그 점에서도 목정백일장은 학생들에게 환영받을만하다. 도시락 내용도 충실했는지, 실제로 어느 제자는 “와 신기해요!”하며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제자의 장원 수상 못지않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 것은 ‘우수학교상’ 수상(100만 원 상당의 도서기증)이다. 그 동안 내가 지도한 제자의 1등상에도 불구하고 지도교사상을 받은 것은 딱 한 번 광주대학교 총장상뿐이었다. 안타깝게도 시상내역에 지도교사상이 없었던 때문이다. 

사실 목정백일장에도 작년까지 지도교사상이 있었다. 그런데 폐지 이유가 국어 교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지도교사상을 막상 주려 해도 해당자가 없어 아예 폐지해버렸다는 것이다. 

전문계고 학생들은 지도교사가 나서주지 않으면 참가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것만으로도 지도교사상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그렇게 상복이 없나, 절로 씁쓸해지지만, 그래서 ‘우수학교상’ 수상이 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목정백일장 같은 대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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