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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초등교실에서의 교우관계 ③ 소외되는 아이

앞에선 교실내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가 되는 아이들을 이야기 하였으니 이번엔 그 피해자가 되는 아이들을의 이야기 하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집단 따돌림의 피해를 입은 아이 중 일부는 환경을 바꾸어 주어도 또 다시 소외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그 아이가 소외될 수 있는 어떤 요인을 가지고 있지 않나 되돌아보는 것도 좋은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급우들에게 소외되는 이유는 외모에서 성향까지 매우 다양하다.

남을 괴롭히고 사소한 일에 자주 화를 내는 아이는 소외될 가능성이 아주 많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노는 방법을 모르고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니 당연히 소외되는 것이다. 특히 무력으로 남에게 자주 피해를 주는 경우, 친구들은 무언가 그 아이와 관계된 일이 있어도 잘 말해주지 않는다. 괜히 건드렸다간 곤란한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이 다 아는 정보를 그 아이만 모르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이런 아이는 소외되어서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친구와 어울려 노는 즐거움을 모르기 때문에 그로 인해 괴로워하지도, 힘들어하지도 않는 것이다. 아이가 저학년일 때는 그 부모가 괴로워하고 고민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부모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설상가상으로 그 아이가 힘이라도 세고 폭력적이라면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나 폭군이 되기도 쉽다.

또 지적 수준(학습과 생활 양면으로 모두)이 많이 뒤지는 아이들도 확실히 소외되기 쉽다. 이런 아이는 다른 친구들과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며 함께 학습할 때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친구로 인해 그룹이 모두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거나 완수했다 하더라도 그 수준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므로 같은 그룹이 되는 것을 기피하여 소외되는 것이다. 이런 아이일수록들 자신감 부족으로 의사표현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래서 더더욱 급우들에게 무시당하게 된다.

남자 아이의 경우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도 친구를 만들기 쉽지 않다. 한참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아동기에 운동장에 나가 함께 노는 것을 싫어한다면 그만큼 좋은 친구를 사귈 기회도 적어진다. 특히 그 교실의 아이들이 대부분 다 외향적이고 운동을 좋아한다면 점심시간마다 혼자 교실을 지켜야 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어떤 친구는 왜 싫은지 그 이유를 조사해 보면 위에 말한 것 이외에도 ‘잘난 척을 한다’ ‘거짓말을 한다’ ‘더럽다’ ‘착한 척 한다’등등의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가끔씩은 교사에게 귀여움을 받는 것이 그 이유가 되기도 하며, 다른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이 얄미워 괴롭히기도 한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남자아이들이 친구를 소외시킬 때는 나름대로 표면적인 이유가 분명하게 있는데 여자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여아들은 남아들보다 민감하고 섬세하여 그저 본인의 사소한 느낌만으로도 타인을 소외시킬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착한 척 한다(착한척 하는 것에 속아 친구들이 그 아이를 사랑한다)’ ‘교사에게 사랑받는다’ ‘괜히 얄밉다’ 등의 이유는 여자들에게서만 찾아지는 이유이다. 남자 아이들은 주로 ‘더럽다(실제로 더러운 경우)’ ‘사람을 화나게 하고 자꾸 그 아이 엄마가 참견한다’ ‘축구할 때 가만히 서 있으면서 공을 안준다고 선생님께 일르기만 한다’ ‘공부시간에 장난만 쳐서 우리 그룹이 혼나게 한다’는 등의 단순하고 솔직한 이유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고학년이 될수록 복잡해지지만….

최근 들어 더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일반화할 수 없는 자신만의 주관적인 감정과 판단에서 비롯된 왜곡된 도덕관을 가진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하다고 믿으므로 남을 괴롭히거나 미워하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즐기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 아이들이 많이 병들어간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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