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립 가타세중학교에는 칸막이로 9개로 나눈 교실이 있다. 그 한칸에서 2학년 남학생이 한자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여기 조금 틀렸는데. ‘망설일망’이라는 한자는 어떻게 쓰지요?”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한 여성이 지적하자 학생은 당황해하며 고쳐 썼다. 칸막이 반대편에서는 “1+2는?” “3!” “오케이”라는 대화가 들려왔다. 이 중학교에서는 PTA가 우리 나라의 특수학급에 해당하는 특별지원학급을 지원하는 볼런티어로서 8명이 교대로 지적장애나 정서장애가 있는 학생 6명이 국어나 수학을 개별지도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후에 2시간 정도 하고 있는데 특별지원이 필요한 학생들과는 관계가 없는 학부형들이다.
시작한지 7년이 되었으며 “활동을 통해서 여러 가지 개성이 있는 아이들이 있다라는 이해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라고 쓰노다 교장선생님은 이야기 했다. 가타세중학교에 특별지원학급이 생긴 것은 2000년도로 볼런티어는 그 다음 해에 학교가 모집했다. 지원학급을 담당하는 3명의 교사만으로 대처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도움이 되고 싶다”라며 응모하여 볼런티어는 눈깜짝할 사이에 모집되었다. 당번인 볼런티어는 먼저 담당교사로부터 그 날의 학습 과제의 내용과 양, 몸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도에 임한다. 처음에는 교사가 장애에 대한 설명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 몰라서, 볼런티어가 아이들의 표정이나 행동의 의미를 알 수 없어 당황한 적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매일 사전 회의를 거듭해 온 가운데 지금은 “오전 중에 떠들어서 피곤한 것 같아.”,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휴식을”이라고 대처하는 방법도 세심해졌다. 보호자측의 마음의 부담도 적어졌다. 활동을 시작한지 4년이 넘는 멤버 중 한 사람인 류마에씨는 처음에는 “어떻게든지 실력을 높여줘야겠다.”라고 힘을 주고 있었는데 열심히 하면 할수록 학생들은 “하기 싫다.”라고 한다. 그럴때 교사나 선배 볼런티어로부터 “먼저 칭찬을 해주어서 하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도와 줘라. 자기를 지켜 봐 주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시작한다.”라고 조언을 받았다. 이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말이다.
그 이후부터 점수를 매기는 방법도 달라졌다. 단순하게 틀린 곳에 X표를 치는 것이 아니라, “어, 여기는?”이라고 본인에게 틀린 곳을 발견하게 하여 고치게 한 후 동그라미를 쳐주도록 했다. 어제 할 수 있었던 일을 오늘 할 수 없는 일도 있지만, 끈기 있게 기다려준다. “자신의 어린애 키웠던 때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라고 류마에씨는 웃으면서 이야기 했다. 볼런티어와의 접촉으로 학생들에게는 세심한 지식 습득 이상의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미술 시간에 이전에는 큰 종이에다 작은 점 하나만 그렸던 아이가 대담한 색을 사용해서 주변의 풍경을 표현할 수 있게 되어, 어휘력도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볼런티어가 오면 아이들은 자기 옆에 있는 의자를 권하고 ‘앉아’라고 어리광을 부려요. 우리들에게는 안그러는데”라고 담당교사는 이야기 했다. 지원 학급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마쓰자와씨도 “이해를 해 주는 어른이 한 사람이라도 늘어나는 것이 기쁘다.”라며 볼런티어들에게 감사한다고 이야기 했다. 불특정다수로 활동하기가 어려운 볼런티어지만 남모르게 계속해나가고 있는 활동은 확실하게 열매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