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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최근 교원정책, 학교혁신과 거리 멀어


학교현장의 공교육이 위기에 처했다고 걱정들을 하면서도 이에 대한 적절한 비전이나 전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정책들이 기획되고 있다.

이 땅의 교원들은 정권 실세에 의해서 '반개혁세력'으로 지목되면서 줄곧 ‘개혁’ 대상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 같다. 해마다 스승의 날이 돌아오면 정부와 언론은 교원들를 ‘촌지’나 챙기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부각시키면서 ‘교사 때리기’에 급급하였다. 급기야는 교사들조차 스승의 날 존폐 여부를 놓고 논쟁을 일삼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스승의 날, 경찰의 날, 군인의 날 등은 특정 집업군의 사회적 공헌도를 기리고 아울러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만들었을 터인데도, 위로와 격려는커녕 최근 몇 년간 ‘스승의 날’은 ‘교사의 힘을 빼는 날’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에 교권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학교 현장의 분위기는 ‘반교육적 상황’으로 변해 버렸다. 아이들조차 정상적인 교원의 교육활동에 도전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누구나 함부로 교사의 목을 뗄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학생이 교실에서 제멋대로 난장을 부려도 특별히 지도할 대안이 없다. 문제행동에 조금만 제재를 가하면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사 정상적으로 교육활동을 펼칠 수가 없게 되었다. 자녀의 행위가 학급의 다른 아이들에게 미치는 파장에 대해서는 극도로 인색하면서도 남을 탓하는데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학교의 교육현장은 생동감이 없고 침울하게 되어 버렸다. 학원 선생의 체벌에는 ‘실력 향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관대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교사의 체벌에는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용서할 수 없다고 벼르는 현실, 인성교육 강화를 통해 바른 심성을 기르는 교육을 하겠다고 하면 ‘지금이 어느 땐데 정신이 있느냐’고 호통 치는 사회, 정말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생활지도 상의 문제를 논하면서도 지나치게 인권을 강조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교사는 이미 ‘동네북’이 되었고,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 앞에서조차 ‘무력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시도 때도 없이 대드는 아이들의 무례함을 아이들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나 안이하다. 사회의 부정적 분위기에 편승하여 ‘교사가 신바람나게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한 교육인적자원부가 이제는 학교를 정치판으로 만들려는 ‘교장공모제’를 밀어 붙이려하고 있다.

교장공모제의 대표적인 부정적 측면은 ‘학교현장의 정치장화’이다. 교장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아이를 가르치는 일보다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줄을 대려고 할 것은 뻔한 일 아닌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의 하나가 혈연, 지연, 학연으로 연결되는 ‘끼리끼리 문화’이다. 얼마 전에 공모한 교장공모제의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교육부만이 눈을 감고 있는 것도 궁금하다. 더구나 현재는 시범운영을 하고 있지 않은가. 시범운영을 통하여 장단점을 파악하고 개선 및 보완점을 찾아서 제도를 정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행 1개월도 채 되지 않아서 ‘입법예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논리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정해 놓은 목표대로 가는 ‘마이웨이식 밀어붙이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많은 교육전문가와 일반인이 반대하고 있는 민감한 사안을 일부의 주장을 근거로 삼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정당한 도리가 아니다. 시범 운영 시행 1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예견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는 상식적으로,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 번 진통 속에서 만들어 놓은 승진규정은 무엇인가. 벌써 휴지조각이 되어 버린 것인가. 같은 교사가 하나는 승진규정에 의해서 교감, 교장으로 승진하는 구조와 어느 날 갑자기 교사가 교장이 되는 이원 구조가 교직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갈등과 분열을 양산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은가. 특성화 학교에 해당분야의 전문가를 교장으로 공모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일반학교에서는 교원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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