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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세계의교육> 中 '학부제' 실험 가속

북경대, 올부터 13개 학부별 모집
북경교통대, 4년 내내 선택 가능
"전공·진로 선택에 도움" 분위기


중국 최고 학부로 불리는 북경대학이 새로운 전공 선택 정책을 실시하기로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즉 학부별로 학생을 모집해 학과 선택은 2학년 또는 3학년 진급 시에 학생들이 자주적으로 결정하게 하는 제도로, 이는 중국 고등교육 역사상 주목할 만한 변화다.

구 소련을 본받아 세분화된 전공설치를 특징으로 해왔던 중국은 세밀하게 구분된 방대한 전공시스템을 갖추고 학과 사이의 학생유동도 극히 어려웠으며 2학년부터 심화전공과목을 설치하는 등 엘리트 양성식의 학부교육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고등교육 급성장 추세는 엘리트교육으로부터 대중교육으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확장되는 고등교육 인구의 다양한 교육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교육부는 보다 유연한 고등교육 운영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그런 고등교육 개혁 중의 하나가 바로 창조적 인재 육성을 위한 전공선택 자유화제도다.

북경대는 2년 전부터 전공선택정책에 대한 개혁 실험에 골인, '원교육계획' 방안을 내놨다. 즉 1학년에 입학한 학생 60명을 실험대상으로 학부나 학과를 선택하게 하지 않고, 심지어 인문-이공계열의 구분까지도 타파하고 학생들이 자유자재로 학교 내 모든 수업을 청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학생들에게 지도교수를 지정해 2학년 진학 시 지도교수의 지도 및 자신의 선택에 따라 학부와 전공을 선택하게 했다. 2년 간의 실험을 통해 학생을 비롯 사회의 호평을 받은 북경대는 올해부터 더욱 과감한 실험에 들어섰다. 즉 수학학원, 생명과학학원, 정보관리계, 역사계 등('학원'과 '계'는 한국의 단과대학, 학부에 해당) 13개 학부 단위로 학생을 모집해 학과 구분을 없애고 학생들이 고학년에 진학할 떄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시행범위에 들어있지 않은 기타 학부 학생들에게도 일정한 자주 선택권을 부여, 1학년에 한해 한 학과 학생수의 10%를 초과하지 않는 조건하에서 전공을 바꿀 수 있게 했다. 자주 전공선택제는 북경대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들에서도 시도하고 있는 개혁이다. 북경교통대에서는 올해부터 완전히 개방화된 전공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 학생들이 재학 4년 동안 언제든지 전공을 바꿀 수 있다고 규정했다.

북경림업대에서는 부분적으로 전공선택자유권을 부여하기로 해 반에서 성적이 3순위이상인 학생들에게 전공 재선택 기회를 주었다. 학부생들에게 전공 재선택권을 부여하는데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찬반양쪽으로 나뉜다.

북경대학 李克安 학생처장은 "고교생들이 대학의 학부나 전공, 전문지식에 대한 이해, 자신의 적성에 대한 이해가 결핍한 상황에서 학부 및 학과를 선택하면서 진학 후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도입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얼마전 교육부가 전국 대학 학부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42퍼센트의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하고 있으며 기회가 있으면 전공을 바꾸고 싶다고 대답한 학생들도 65.5퍼센트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李克安 처장은 "1학년 동안 여유 있게 전공을 선택함으로써 이런 모순을 극복할 수 있고 특히 학생들은 여러 학과의 수업을 청강하면서 광범위한 학문 영역을 섭렵해 가며 자신의 의지에 의해 전공을 선택하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공 선택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대학들은 대체로 이런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물론 학생들이 전공선택의 자유를 얻게 되면 인기전공, 취직전망이 좋은 전공으로만 몰려 타 학과들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등하다. 이들은 무절제하게 전공을 바꿀 수 있게 하기보다는 부전공, 복수전공제도를 확대하는 편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완전 자유선택제도를 도입한 북경교통대 杜永平 학생처장은 "이런 자유경쟁 제도야말로 가열화 되고있는 대학경쟁의 흐름 속에서 대학의 생명력을 유지시키는 효과적인 출로"라고 주장한다.

그는 "북경교통대에서는 대학의 반급 규모를 35명 이하로 제한한 후, 전공을 바꾸는 학생 수는 제한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모두 떠나가는 학부나 학과는 문을 닫게 만든다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생각하고 있으며 학생 수 확보 문제를 각 학부와 학과 자신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주 전공선택 정책은 학적관리 제도의 개혁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현재 중국 교육부의 규정에는 학부생들의 재학기간을 최고 6년으로 규정하고있는데, 편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4학년 때 전공을 바꾸는 학생들에 대해 어떤 정책이 따라가느냐가 문제다.

북경시를 비롯한 많은 지방 교육위원회에서는 대학 학부의 불균형 발전과 학생들의 맹목적인 전공전환 붐을 우려해 전공 자유선택제도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공선택자유제도, 학점호환제도, 복수전공 제도 등을 비롯한 개방적인 학교운영제도는 앞으로 더욱 발전해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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