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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현장과 먼 국회요구자료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국회의원들의 요구 자료가 쏟아진다. 내가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하여 벌써 여러 건의 문서를 이첩한 바 있다. 국회의원들이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태파악 및 문제제기의 한 방안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짜증스럽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며칠 전에는 모 국회의원 사무실에서는 2002년도와 2006년도에 생산된 공문의 시행문을 복사하여 내도록 한 바 있다. 그 이유는 당해연도에 생산된 공문을 비교 검토하여 불필요한 공문 감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목적과 방법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무리한 요구이다.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과 관련해 본다면 2002년도 2006년도의 비교는 논리적으로 전혀 설득력이 없다. 2002년에 생산된 공문은 대부분 폐기되고 없다. 있다면 보관기간이 긴 생활기록부관련 공문, 인사 관련 공문뿐이다. 대부분 공문의 보관 기간이 3년인 점을 감안한다면 없는 공문을 찾아내라고 하는 것과 같다. 폐기된 공문을 가지고 무슨 비교가 된단 말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또한 2002년도에는 전자문서시스템이 가동되기 전이라서 지금 찾기에는 어려움이 매우 많다. 담당자가 대부분 바뀌었음은 물론이고 2002년도의 업무 내용과 지금의 업무 내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에 대하여 전국 각처에서 빗발치는 비난과 개선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많은 자료를 일일이 검토해야 하는 자기들의 고충만을 이야기하면서 현장의 고충과 충고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 같다. 그러더니 오늘 오후에 문서목록만을 제출하도록 수정 요구하였다고 한다. 그 동안 문서 목록을 찾고 시행문 복사 등 요구자료 준비에 정신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부담을 줄여준 것 같지만 뒷맛은 그리 개운하지 않다.

왜냐하면 급하게 요구한 것인 만큼 불만을 늘어놓으면서도 대부분 자료를 다 준비해 놓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무실에서도 오전 내내 법석을 떨며 준비를 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내려온 개선책은 현장에 불신감을 조장할 뿐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

자료 하나를 요구하더라도 자료의 가치와 정당성과 효과성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많은 자문과 검토를 거쳐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요구하여야 한다. 물론 의원들의 의욕과 본의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문제점을 제기하면 곧 바로 수정하고 보완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전국 각지에서 비판이 일어났을 때 바로 검토하고 개선책을 내놓았더라면 좋을 것이다.

지금은 사무실에서 앉아서 탁상행정을 할 때가 아니다.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조언을 듣고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기 국회가 다가오면 우리나라의 모든 공무원들은 요구자료 준비에 땀을 흘려야 한다. 해마다 같은 일을 되풀이하면서 행정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차제에 국가적 통계연감시스템을 마련하여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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