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 해도 은사라면 으레이 학교에서 가르친 선생님을 지칭하는 것으로 거의 독점적이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다양해 지면서 그 의미도 차츰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도 한 신문사 조사에의하면 은사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학교 선생님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절반 정도가 선생님이 아닌 직장, 지역,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을 들고 있다. 은사를 단순히 자기를 직접 가르쳐 준 사람이 아니면서 면식도 없지만 작가나 저명인으로 마음속으로 존경하고 있는 사람을 들고 있으며, 실제로 마음속에 은사가 없다는 사람도 있다.
은사라고 생각한 이유는 삶의 방법이나 사물에 대한 사고 방식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며, 사람이 사는 이유는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하기 위하여 살고 있다라고 배웠기에 퇴직 후에도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한 나이 든 여성은 소감을 이야기 해 주었다.
이처럼 학교 선생님만이 아닌 성장에 영향을 준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나의 은사는 하나에서 열까지 가르쳐 주신 시어머니이다라는 사람도 있으며, 너는 "정직하다"라고 칭찬해 주신 종이 연극 아저씨, 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정부로 들어가 살게 된 여주인으로부터 예의 범절, 재봉, 요리, 채소절임까지 자세히 가르쳐 주시면서 비뚤어지게 받아들이지 말아라 하면서 격려해주신 분이 기억에 영원히 남는다는 것이다.
보육원에서 근무하는 한 보육사는 고등학교 때 탁구부를 지도하여 주신 고문 선생님이신데, 탁구의 기술은 물론 몸가짐, 말씨 등도 열심히 지도해 주셨다. 언제난 빨리 대답을 못하는 나를 진지하게 기다리시면서 지도하여 주어 나를 변하게 하여 주셨다는 인상을 이야기하였다. 그런가하면 한 어머니가 자기 자녀에게 은사에 대한 추억을 물으니 중학교 때 존경하거나 상담을 하고 싶었던 선생님은 한명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성장해 가면서 주변에서 영향을 주는 사람들에 의해 많은 것 들이 달라지게 된다. 오늘날처럼 다양해진 사회에서 선생님만이 은사가 아닌 존경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이같은 사회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내가 선생님인데라고 강조하면 할 수록 그 선생님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때로는 더 자세를 낮주고 대응하여 주는 삶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