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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새 교육과정에 담긴 문제점


교육부는 지난 12일 서울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학교자율권 확대, 교과집중이수제 도입, 과학· 역사교육 강화 등을 뼈대로 한 ‘초중등교육과정 총론 개정안’을 발표했다.

새 교육과정은 2009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여 2013년까지 전면 실시되는 것으로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학교자율권의 확대, 선택과목군의 확대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의 분위기는 냉혹하리만큼 차갑고 냉랭하다. 왜냐하면 시대적 흐름과 세계적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주5일수업제에 대한 준비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행 격주제로 시행하고 있는 토요휴무제의 경우에도 교육과정의 변칙 운영을 조장하고 있는 측면이 있는데, 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현행 격주로 실시하는 주5일수업제의 경우에도 각급 학교에서는 토요 휴무를 위해서 매주 상이한 시간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수업일수, 수업시간, 교과의 편제가 고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된 토요휴무제는 교육과정 운영상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다. 만약 이러다가 주5일제수업제가 전면 확대된다면 일대 혼란이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주5일수업제 전면 실시 계획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안이 마련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교과목 수가 늘어나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가중되었다는 점이다. 교과목수를 줄이는 것이 세계적 추세에 비추어 본다면 우리 학생들이 겪는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필수과목수를 비교해 보면 미국은 6-7개, 영국은 8개에 불과한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17개나 된다고 한다. 수업시간으로 따지면 일본은 고교 2,3학년이 연간 719시간인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1100시간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각 언론기관에서는 교사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대책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늘어난 학습 부담으로 우리 학생들이 겪게 되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교과 이기주의에 의해서 교육과정이 편성되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학생들에게 무한한 희생을 강요하는 버거운 교육과정이라는 점이다.

셋째, 교육과정은 상급학교 입시와 연관되어야 한다. 대학입시와 연계되지 않으면 교육과정의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기에 하는 말이다. 일부 교과가 내신에서 제외됨으로써 교과의 상대적 편중을 심화시켜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 주요 입시과목에 대해서는 매 시간 수업은 물론 보충 또는 특별 수업까지 잘 이루어지지만 입시 과목에서 제외된 교과 선생님은 일 년 내내 자율학습 감독만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존 나이스비트는 덜어낼 수 없다면 더하지 말라고 제안한 바 있다. 중요하고 긴요한 것을 더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은 과감하게 줄이는 용기도 필요하다.

넷째, 무리한 교과 간 통합을 통하여 교과의 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통합사회는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질 낮은 교육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단순히 교원 수급 차원에서 보는 것은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단견에 불과하다. 통합사회에 담긴 내용 중 지리는 지리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역사는 역사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가르치면 되는 것 아닌가.

다섯째, 교육과정 논의의 폐쇄성을 지적할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이 각각의 안을 놓고 서로 대립하였던 것도 교육적이지 못하다. 교육의 본질 구현과 거시적 시각에서 교육과정 개정안이 마련되었어야 했다. 현장교원과 교육학자들이 참여하여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어야 했다.

교육과정안은 우리 미래교육의 중요한 마인드 세트이다. 마인드 세트가 잘못 되면 우리 교육 전체가 잘못될 수도 있다. 발표된 것이 시안에 불과한 것인 만큼 지금이라도 각계 각층의 의견을 활발하게 모아서 최선의 교육과정을 만들어 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세계적 추세를 감안하여야 한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거나 세계적 추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 교육은 뒤떨어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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