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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인권교육,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오늘날 우리 학교에서의 인권교육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을까. 내가 학교 현장에 있을 때의 인권교육과 관련한 특별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사안이 있을 때마다 교권 또는 학생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미 인권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데 학교현장에서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선생님들은 ‘교권이 무너져서 교육을 바로 할 수 없다’고 한다. 바로 그 ‘교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또한 ‘학생의 인권’이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을 할 수 없는 것처럼, 학생의 인권이 무너져도 참된 교육을 할 수가 없다.

11월 30일부터 1박 2일에 걸쳐 국가인권위원회가 주관한 ‘인권 교육 워크숍’은 인권과 학교 현장의 인권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워크숍 장소인 충남의 도고 글로리아콘도에 도착하여 등록을 하자마자 장애인 휠체어 체험을 하였다. 장애인들이 타고 다니는 휠체어 직접 타고 활동을 하였다. 처음으로 타 보는 것이라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강의를 받는 동안은 특별히 불편할 줄 몰랐지만, 쉬는 시간에 차를 마시거나 화장실을 갈 때에는 매우 불편하였다. 물론 언제라도 휠체어를 박차고 나오면 그만이었지만 좀 더 장애인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싶어서 교육기간 동안 열심히 휠체어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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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강사 선생님의 이런 말씀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우리는 이미 장애인이거나 예비 장애인들이다.”는 말씀. 정말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다. 이젠 너와 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장애 체험을 통한 인권교육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던 국가인권위의 배려에 우선 지면을 통하여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인권의 정의를 사물에 빗대어서 은유적 표현으로 나타내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나는 내 카드에 이렇게 썼다. “인권은 유리컵이다. 왜냐하면 조금만 부주의하면 깨어지고 흠이 생기기 때문이다.”라고. 우리가 교육현장에서 조금만 소홀히 하거나 무관심하면 자신도 모르게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을 할 수도 있음을 경계하는 뜻에서 그렇게 정해 보았다.

우리 교육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인권교육’을 논한 것은 최근의 일인 것 같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에는 절대 권력(?)을 가진 선생님들에 의해서 훈련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 어느 모퉁이에도 학생의 인권에 대한 경구나 제안은 없었다. 선생님이 옳다고 생각하면 옳은 것이고, 그르다고 생각하면 그른 것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학교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투입하여 학교 수업을 잘 한다고 해도, 학생의 인권이 무시된다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이런 경우 많은 선생님들은 ‘아, 옛날이여’하면서 하소연을 늘어놓지만 인권 존중의 교육은 시대적 사명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학생의 인권은 학생의 목숨만큼이나 소중한 것이 되었다. 인권이 무시된다고 생각했을 때 학생들은 절망하고 교사의 권위에 단호하게 도전한다. 생활지도 현장에서 가끔 사안의 본질보다는 지도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적 침해에 의해 더 확대되는 일을 종종 본 일이 있다. 그만큼 인권보호를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교육내용 중 기장 기초적인 것을 ‘3R’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4R'로 해야 한다 말에 공감이 갔다. ‘4R'이란 기존의 '3R'인 ’Reading(읽기), wRiting(쓰기), aRithmetic(셈하기)‘에다가 ’Right(권리, 인권)‘을 더한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에서는 가장 기본 내용으로 인권을 담지 않고서는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우리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많은 선생님들이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인식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이 저지른 크고 작은 문제행동에 대하여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 사고로 인한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를 가끔 받는다. 어떤 때에는 지면에 쓸 수 없을 만큼의 격한 이야기들도 듣는다. 그럴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학부모들의 거친 항의의 밑바닥을 맹목적인 모성애의 표현이라고 돌리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반인권적 행위가 함께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나를 포함한 모든 선생님이 함께 공유해야 할 마인드는 인권적 마인드이다. 내가 대하는 상대방,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하나의 소중한 인격체로 보는 진실한 마인드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런 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우리 교육은 신뢰를 받을 수 없으며 또한 어떤 교육적 성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제 인권을 무시하는 선생님과는 교육을 논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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