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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수행평가와 Plagiarism

수행평가가 교육현장에 도입된 지가 10년째에 이르고 있다. 수행평가란 학생의 학습결과 뿐만 아니라 학습준비도, 학습과정, 결과까지도 평가하는 새로운 평가체제로 당시에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제도였다. 특히, 지식기반사회에서 학습자는 단지 지식의 수요자가 아닌 지식을 창출하고 고등사고능력 신장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1996년부터 연차적으로 확대된 제도가 수행평가이다. 이러한 수행평가는 학생의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길러주자는 취지로 도입되었으며, 대체로 교육의 정상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안으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최근 수행평가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월 23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수행평가의 파행이 가히 심각할 정도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돈 주고 사는 수행평가, 부모의 도움으로 해결하는 수행평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단 복제하는 수행평가 등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 주기는커녕 남에게 의존하여 점수 따기에 급급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무단 복제하여 적당히 때우는 식의 안일한 태도를 조장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남의 글을 버젓이 도용하고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도덕적 불감증’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는 분명히 문제가 있고, 이것으로 야기되는 비교육적 결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순수하고 고운 마음으로 성장해야 할 우리 학생들에게 어려서부터 비교육적 행위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 스스로 해결과정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스스로 발견하고 깨닫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에 대한 반성과 대안 마련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캐나다의 교칙에는 "Plagiarism"이라는 벌이 있다고 한다. 이는 "도용, 표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남의 글을 한 문장이라도 출처를 밝히지 않고 쓰면 곧 ”stealing (훔치는) 행위“로 인정하여 일종의 퇴학에 해당하는 벌을 받는 다는 것이다. 특히 ‘Plagiarism(표절) 금지’ 교칙을 위반하면 기록에 남아 있어 대학진학에도 결격사유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견주어 보면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제수행에 있어서 양심과 기본을 중시하는 캐나다의 경우에 비교하여 보면 우리나라의 의식과 수준이 얼마나 낮은가를 보여주고 있다.

수행평가의 과제물에 대하여 보다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수행평가는 학생의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보는 데에서 비롯해야 한다. 보기 좋은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 그럴 듯한 수행과제에 넋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인터넷 검색 능력을 보고 평가하거나 잘 포장된 자료에 넋을 잃어서도 안 된다. 문제해결과정에 드러난 학생의 창의력, 지식 창조능력 등을 찾아내어 거기에 상응한 평가를 해야 한다.

바쁜 학원수업으로 전문대행업체에게 의뢰하는 수행평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과제보다는 점수 매기기 편한 과제로 처리하는 수행평가, 인터넷 검색 경연대회로 전락해 버린 수행평가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본래 수행평가의 취지에서 어긋나 있다.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신장하고, 아울러 창의력과 사고력을 신장할 수 있는 좋은 제도가 현장에서 왜곡되어 잘못 시행되고 있다면 이는 큰 문제이다. 차제에 대대적인 검토와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단 한 줄이라도 학생의 생각과 노력의 흔적이 드러날 수 있도록 바꾸어야 지도하여야 한다.

수행평가는 수업에 참여도를 높이고,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산지식을 익히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한 우리는 수행평가를 포기할 수 없다. 학생 수준에 맞는 과제를 제시하여 학생 스스로 하게 하는 수행평가,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신장할 수 있는 수행과제 제시, 채점 기준의 객관성을 확보하여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차제에 수행평가의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는 제도적 보완책이 강화되어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Plagiarism”에 해당하는 강력한 지도 방안을 도입해서라도 학생의 도덕적 기준을 높여주고, 아울러 스스로 문제해결과정에서 지식을 창출하고 놀라운 발견의 기쁨을 누리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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