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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세계의교육> "외제 가방이 좋아요"

소·중학생 과소비 문화 확산
고가 학용품에 학원비도 펑펑
산아제한에 부모들 '눈먼 사랑'


중국에서는 요즘 '新新人類'로 불리는 학생들의 과소비문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가 통계국의 2002년 통계에 의하면 전국 0세∼12세 아동들을 위한 월 소비(학교교육비 제외) 총액이 35억 위안(약 5조 25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중 상해, 북경, 성도, 서안 등 대도시 아동들의 1인당 월 평균소비는 897위안(13만 5000원) 정도로 1999년 북경시 보통 노동자의 평균 월수입 1000위안(15만원)에 거의 육박할 정도다.

산아제한 정책이 실시된 지 벌써 20여 년, 가정에서 '귀한 몸'이 된 아이들의 소비 수준은 이미 어른들을 능가해 가정수입의 절반 이상이 아이들을 위해 지출되고 있다.

아동들의 지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교육비다. 상해시의 장 모씨는 매달 1500위안(22만 5000원) 정도의 돈을 다섯 살 난 아들을 위해 쓰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유치원 비용과 학원비다. 피아노 학원, 미술학원, 영어학원 등 세 군데를 다니는 장씨의 아이는 대도시에서 극히 평범한 아이에 지나지 않는다.

소·중학생들의 경우는 학원비 이외에 왜곡된 소비문화, 놀이문화가 그들의 지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외제가 유행하기 시작한 중국에서 분별력이 약한 소·중학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고가 수입품은 의류, 학용품 그리고 자전거 등이다. 많은 학생들이 외제 책가방, 학용품 구입을 위해 수 백 위안씩 돈을 쓰고 있으며 특히 유명 메이커 의류 구입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다.

또 택시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 인터넷 카페에서 하루에 몇 시간씩 보내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대도시 학생들은 친구들과 지내는 생일파티를 위해 수 십 위안 내지는 수 백 위안을 쓰고 초대받은 학생들도 고가의 선물을 사야 한다고 한다. 수입이 적거나 실업을 한 부모들이라도 이런 과소비 환경 속에서 자식들이 따돌림을 받지 않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중학교 학생들의 과소비 현상이 심각해진 데는 우선 중국의 '산아제한정책'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자녀를 한 명만 낳을 수 있게 되면서 부모들의 과보호와 눈먼 사랑이 심해져 아이들은 이기적이고 게을러졌으며 과소비를 당연시하고 있다.

사회적인 원인도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의 새로운 융자 정책으로 은행에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되자 많은 젊은 세대들이 은행 대부금으로 집이나 차 등을 사고 있다. 즉 내일의 돈을 오늘 미리 소비하는 관념이 사회적인 과소비로 이어져 학생 과소비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가계 수입이 늘면서 자식들에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더 이상 물려주기 싫은 부모들이 무절제하게 용돈이나 기타 소비 비용을 제공하는 것도 한 몫 한다.

북경시 모 국제학교에 다니는 麗麗는 "부모님은 항상 돈을 침실 서랍에 넣어두는데 쓰고싶은 대로 꺼내면 된다"고 말했다. 또 小娟은 "아빠가 상해 무역회사 사장인데요, 아빠는 제게 영어만 잘 배워두면 된다고 재작년에 수 십 만원의 학비를 내고 이 국제학교에 보냈어요. 여기 애들은 다
부자들이라서 유명 메이커만 입고 있는데 나만 안 입으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小娟은 3000위안(45만원)짜리 책가방을 메고 다니며 한 달에 3000위안 정도의 용돈을 쓴다고 한다.

한편 북경시의 모 소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일년에 받은 세배 돈 총액이 5만 위안(75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일년에 수 십 위안에 불과한 잡비를 내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어야 하는 벽지 학생들이 수십만이나 되는 현실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빈부 격차가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학생들의 과소비는 중국사회의 거울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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