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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주5일 수업의 전제조건


'주5일 수업'은 단순한 수업 감축이 아니라 학교에만 편중된 교육 시스템을 학교ㆍ가정ㆍ사회의 연대구조로 넓혀준다는 발상과 의도로 봐야 한다. 이미 미국, 일본 등 50여개 나라에서는 주5일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5일 수업을 통해 지식정보화와 가치 다양화 시대에 대응할 창의적 인간을 육성하려면 몇 가지 전제돼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사회 전반의 '주5일 근무'를 전제로 실시해야 한다. 정부의 주장처럼 주5일 근무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주5일 수업을 선행해야 한다는 논리는 모순된 생각이다. 주5일 수업에 따를 재택수업이나 현장 체험학습 등은 모두 부모나 지역사회 인사들이 학습 도우미로 조력해야 그 효과를 크게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 전반의 주5일 근무가 전제돼야 하며, 특히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우리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둘째, 학생ㆍ학부모ㆍ시민들이 주5일 수업의 취지와 목적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주5일 수업은 5일간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하루는 가정과 사회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학교수업을 심화ㆍ보충하는 교육 과정의 운영 방식이며 학생들에게 주체적 학습 능력을 길러주고 나아가 가족,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증진시키는 교육의 연장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하루를 쉬는 날, 노는 날로 오해한다면 학부모ㆍ시민ㆍ사회의 협조도 얻을 수 없으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되기도 어려울 것이다.

셋째, 현행 교육과정 수업일수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주5일 수업이 정착되려면 연간 수업일수 220일을 대폭 줄이고 교육과정 내용도 주5일 수업의 취지에 맞도록 개정해야 하며 운영의 융통성과 학교장 또는 학급 담임의 재량권도 확대해야 한다.

넷째, 현장체험학습을 지원할 청소년 문화공간이 확충돼야 한다. 외국에서는 주5일 수업의 효과를 높이려고 국가가 체험 학습을 지원하는 문화·놀이공간을 확충하고 있다. 등교하지 않는 날 학생들의 일탈적 행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문화공간의 설치와 시설,
설비의 현대화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다섯째, 주5일 수업 프로그램의 개발이 수반돼야 한다. 학교와 지역 특성에 따라 국가수준 또는 시ㆍ도교육청 단위의 프로그램이 개발, 보급돼야 학교 단위 또는 학년ㆍ학급 단위의 수업 프로그램을 보충ㆍ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주5일 수업 프로그램은 가정학습 프로그램과 자유체험학습 프로그램, 주제 탐구학습 프로그램, 전일제 재량활동 프로그램, 학교행사 프로그램 등으로 다양하게 개발·적용해야 한다.

이런 조건들이 전제 될 때, 주5일 수업은 학생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고 전인형성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 교사들에게도 과중한 수업 부담을 덜어주고 교재 연구의 시간 확보와 자신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

무슨 제도든 우리 나라의 교육현장과 문화풍토, 국민들의 교양 수준이나 학생들의 의식 수준에 맞게 접목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외국의 선진제도라 해서 성급하게 일반화하려는 것은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그 동안 수 십 년간 신교육 사조의 보급이나 열린교육의 적용 등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오기도 했다.

우선 주5일 수업에 대한 각계각층의 이해와 제도의 취지, 목적에 대한 인식 공유가 절실하다. 그 다음에 학교와 가정ㆍ지역사회의 지원 체제를 충실하게 구축하는 일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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