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인사는 대부분 관행을 따르는 경향이 짙다. 즉, 부장인선에서는 능력보다 나이가 우선 시 되고 있으며 업무분장에서는 어렵고 힘드는 업무에 특정한 교사가 계속 배치돼 형평성이 떨어지고 있다.
학교로서는 이렇게 하면 말썽 없이 업무가 잘 이루어지기 때문에 별 탈 없으면 이런 관행을 지속하려 한다. 정말 불합리한 점은 평소 힘든 일은 거의 하지 않았는 데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쉽게 부장이 되는 경우다. 반면 한 두살 젊은 교사들은 남들보다 훨씬 일찍 출근해 하루종일 업무에 매달려도 아무런 혜택도 없고 또다시 해가 바뀌어도 그대로 어려운 일을 맡는다. 나머지 교사들은 업무량이 많지 않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물론 나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장으로 임명하는 것만이 나이 많은 교사들을 우대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교총에서도 젊은 교사들을 아우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는 것을 볼 때 일선학교에서 나이를 우선 시하는 관행은 반드시 깨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학교장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그 학교에서는 일단 1년이 지나면 모두 보임을 해직한다고 한다. 그리고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모든 교사에게 부장의 문호를 개방한 후, 앞으로 1년 간 부장이 되면 어떻게 부서를 이끌 것이며 어떤 업무를 특색 있게 할 것인가를 계획서로 미리 받는다고 한다.
학교장이 구상하는 사업도 미리 제시한다고 한다. 그리고 부장을 원한 교사들을 상대로 개별 면담을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에 의해 부장을 임명한다고 한다. 누구든 능력만 갖추면 부장에 임명하고 매년 이런 절차를 계속 반복해 한번 부장이 되면 계속 부장으로 근무하는 관행이 없어졌다고 한다.
앞으로 일선 학교에서의 인사는 이런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업무분장과 담임 업무는 순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특정교사가 쉬운 업무와 어려운 업무를 계속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교사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업무를 돌아가면서 골고루 맡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초적인 학교에서부터 관행을 깨는 것이 진정한 교육개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