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학교든 마찬가지겠지만 반마다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아이들이 몇 명 있다. 우리 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아이들을 보며 담임교사로서 늘 하는 고민이 ‘어떻게 하면 상처받지 않고 모두 잘 어울려 지낼 수 있을까’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학교에서 학급야영을 했다.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이라 방과 후에 같이 저녁 먹고 노는 것이 다였지만 학생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좀 더 넓은 공간에서의 다양한 체험이 항상 아쉬웠다.
이때 발견한 것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겨울아~ 꽁꽁 캠프!’다. 운 좋게 캠프에 참가하게 됐고, 지난 10~11일 퇴촌 야영교육원에서 학생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곳에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많은 것을 배웠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나는 평소에 학생들에게 편안한 교사가 되기 위해 학생의 기준에서 바라보고 공감하는 데 노력해 왔다. 하지만 34명이라는 학생 모두를 다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학교 안에서 보여지는 모습만으로는 모든 아이를 다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그런데 이번 1박 2일 캠프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눠 학생들과 훨씬 더 가까워졌다. 같이 밥도 해먹고 노래도 부르고, 눈싸움을 하면서 교사와 학생 관계가 아닌 그냥 동등한 인간관계가 된 것 같았다. 학생들 또한 학교에서와 달리 나를 좀 더 솔직하게 대했고, 나 역시 학생에게 더 집중했다. 겉돌던 아이들도 스스럼없이 반 친구와 어울리고, 선입견 없이 서로 바라보고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중학교는 학업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인성교육을 위해서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가 매우 중요한데 이번 캠프는 학생과의 관계 형성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번 캠프를 통해 교사가 학생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통해 교사가 성장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갖게 됐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이런 체험학습 기회를 많이 만들어 학생들과 진솔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